“친일파 김활란 동상 철거하라” 이대생 플래시몹 화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30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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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동상에 철거요구 쪽지 붙이기…개교기념일 앞두고 자발적 운동

이화여대 학생들이 "친일파 김활란 초대총장의 동상을 철거하라"며 플래시몹을 벌였다.

이대 학생들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교내 본관 앞에 설치된 김활란(1899¤1970) 총장의 동상에 철거를 요구하는 쪽지(포스트잇)를 붙이는 플래시몹을 했다.

이날 행사는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까지 참여했다. 오후 5시 현재 300장 이상의 쪽지가 붙었으며, 3m 높이의 동상은 학생들이 붙인 쪽지로 얼굴 부분까지 뒤덮였다.

학생들이 붙인 쪽지에는 "김활란 동상 철거를 요구합니다", "당신이 이곳에 있음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화에 부끄러운 딱 한 가지", "김활란 내려오고 유관순을 올리자", "잘못된 것은 자정하는 이화인이 됩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 학생은 "징병, 징용, 위안부를 장려하는 연설을 하는 등 친일행위를 했던 인물의 동상이 학교 내 버젓이 서 있는 것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이날 오후 6시경 쪽지를 모두 철거했다.

이 행사는 약 2주전 김모 씨가 이대 학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김활란 동상 철거요구 포스트잇 붙이기'라는 글을 올렸고, 학생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개교기념일(31일) 전날 이뤄졌다.

김 씨는 지난 19일부터 교내 ECC 잉여계단 뒤에 제안을 알리는 패널과 쪽지를 두고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씨는 "과거에도 김활란 동상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나서는 사람이 없어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다"며 "과거 페인트·계란 시위 등 과격한 시위를 제안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평화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학생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학생회나 동아리 등 주도 모임 없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 더욱 뜻 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활란 이대 초대총장은 YWCA 창설자이자 한국 최초 여성박사로, 여성교육의 선구자로 꼽히지만 1936년 전후로 친일파로 변절해 친일 칼럼, 강연 논술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41년 창씨개명 이후 글과 강연을 통해 일제 학도병과 징용, 위안부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활란의 동상은 1970년대 이대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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