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학교폭력 몰아낸 ‘무사고 ○일’ 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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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여자전자고, 신나는 학교로

포항여자전자고 교문에 설치한 ‘폭력 없는 학교’ 현황판. 학생과 교직원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여자전자고 제공
포항여자전자고 교문에 설치한 ‘폭력 없는 학교’ 현황판. 학생과 교직원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여자전자고 제공
“학교 폭력은 교육현장의 재해(災害) 아닐까요?”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있는 포항여자전자고 하애덕 교장(61)은 27일 “학교 폭력은 산업체 현장의 재해 재난과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교생이 850여 명인 이 학교는 경북 유일의 여자공업계 특성화 공립고교다.

이 학교가 학생들 사이의 폭력을 없애기 위해 추진하는 인성교육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교문 쪽에 걸려있는 ‘폭력 없는 학교 현황판’이 대표적. 기업현장에서 흔히 보는 ‘무사고 ○○일’ ‘무재해 ○○일’을 본떠 만들었다. 지난해 3월 부임한 하 교장은 “기업의 무재해 간판을 보면서 이를 학교 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활용해보자는 취지에서 설치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이 현황판이 생긴 뒤 요즘 학교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 학교 폭력을 없애는 목표를 넘어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정겨움이 돋아나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 것. 전교 학생회장인 3학년 이예은 양은 “등교 때마다 현황판을 보면서 행복하고 인정 넘치는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1학년 최다은 양은 “아침마다 빨리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 같은 인성 교육은 취업과 진학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 2월 졸업한 305명 가운데 취업을 희망한 167명은 모두 취업에 성공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에 진학했다. 채동곤 학생생활부장교사는 “학교 분위기가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하고 놀랄 때가 많다. 70여 명 교직원들부터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학교 폭력#포항여자전자고#무사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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