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여성 月9900원에 지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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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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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홈 방범서비스 실시

서울 은평구의 원룸에서 혼자 사는 박모 씨(28·여)는 항상 불을 켜놓은 채 잠자리에 든다. 불을 꺼놓고 잠들었다가 박 씨가 잠든 걸 눈치 챈 누군가가 현관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소리를 듣고 밤새 불안에 떤 기억이 있어서다. 박 씨는 “방이 환해 잠을 잘 못자면서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불안해 불을 켜놓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가 범죄의 위험에 노출된 혼자 사는 여성들을 위해 시중가의 6분의 1 가격에 홈 방범서비스를 지원한다. 서울시는 28일 보안업체 ADT캡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혼자 사는 여성 3000명에게 월 9900원에 방범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 외부에서 침입하는 것을 알려주는 무선감지센서와 위기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긴급비상벨을 설치해주고 센서나 벨이 작동할 때 보안업체 직원이 즉시 출동한다.

서비스 지원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1인 가구 여성이며 전세임차보증금 7000만 원 이하인 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월세인 경우 월세 1만 원당 100만 원으로 환산한 뒤 월세 보증금과 합쳤을 때 7000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서비스 신청은 다음 달 1∼30일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신청한 뒤에는 확정일자를 받은 전세임차계약서를 스캔하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e메일(homesafe@seoul.go.kr)로 보내면 된다.

서울시는 방범서비스 지원 외에도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한 ‘여성안전대책’을 속속 실시할 예정이다. 5월 말부터는 늦은 밤 귀가하는 여성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는 ‘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를 시행한다.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사이에 집 인근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10분 전에 신고하면 2인 1조로 차를 태워주거나 함께 걸어 집까지 데려다 준다. 다음 달 말 엄격한 신원조회 등을 거쳐 스카우트 500명을 선발하고, 5월부터 10개 구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스카우트로 채용된 사람에게는 주 5일 근무기준으로 월 60만∼70만 원을 지급한다. 스카우트들은 저녁시간에 지역순찰을 돌다가 귀가 서비스를 원하는 여성의 신청이 들어오면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여성을 바래다준다.

또 현재 11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 ‘여성안심택배’를 상반기 중에 50곳, 2015년까지 200곳으로 확대한다. 배달되는 주소를 집이 아니라 동사무소나 복지회관 등으로 해놓고 여성들이 퇴근할 때 찾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어두운 골목 등 4000곳의 조명을 기존 나트륨등보다 2배 이상 밝은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으로 교체하고, 시내 6개 공영주차장 내 점등 램프 5444개도 바꾼다.

이와 함께 골목을 누비는 배달원들이 위급한 상황을 목격했을 때 경찰에 신고하는 ‘마을 파수관’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 운영되는 심야전용버스 제도를 도입해 다음 달부터 2개 노선(강서∼중랑, 구파발∼송파)을 운행하고, 7월에는 8개 노선으로 확대한다.

손효주·김재영 기자 hjson@donga.com
#싱글여성#방범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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