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수도권 직장인-상권, 철도 개통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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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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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영통에 살고 있는 최정호 씨(43)는 짜증나던 출퇴근길이 최근 즐거워졌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분당선 연장선 덕분이다. 용인 기흥까지 연결됐던 분당선이 영통까지 이어져, 사무실인 강남까지 지하철로만 출퇴근이 가능하다. 최 씨는 영통역에서 분당선을 타고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타고 강남역에 내린다. 집을 나서 직장에 도착할 때까지 50분 정도 걸린다. 최 씨는 “영통역 개통 전에 광역버스를 이용하면서 짐짝처럼 실려 다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출퇴근 짜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기 일대에 지하철 등 철도망이 개통되면서 수도권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교통 여건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 경기도는 철도를 자동차 버스와 대등한 대중교통으로 육성하기 위해 2017년까지 18조147억 원을 투입해 12개 노선, 총연장 268.8km 구간의 철도를 연차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 출퇴근길 변화…원정 쇼핑도 늘어

지난해 10월 개통한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온수∼부평)의 부천시청역에서 강남까지는 40분밖에 안 걸린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이 많아 개통 한 달 만에 누적 253만 명이 이용했다. 노선이 겹치는 전철의 이용객이 같은 기간 15%가량 줄어들어 교통 분산효과도 뛰어났다. 경기도에서 지난해 개통한 노선은 7호선 연장구간을 비롯해 분당선 연장선(기흥∼망포), 중앙선(용문∼원주), 경원선(신탄리∼철원), 수인선(송도∼오이도), 의정부 경전철(송산∼장암) 등 6개 구간 180.7km에 달한다.

이들 지역은 출퇴근 교통수단 변화는 물론이고 역세권의 쇼핑 지도도 바꾸고 있다. 분당선 연장선 개통으로 수원 영통 주민은 기존에 수원 구도심의 갤러리아백화점이나 수원역의 AK플라자를 이용했으나, 이젠 지하철로 쉽게 찾을 수 있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죽전역)이나 분당 롯데백화점(수내역), AK플라자 분당점(서현역)으로 원정 쇼핑을 즐기고 있다.

주부 정미화 씨(49·영통2동)는 지난 주말 남편과 함께 분당선을 타고 신세계백화점을 찾았다. 정 씨는 “수원 도심 백화점에 가려면 승용차를 이용해야 하고 체증도 심했다”며 “지하철로 한 번에 가니 편해 분당으로 쇼핑을 가는 주부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영통역 주변에 있는 그랜드백화점이 문을 닫고 롯데마트가 입점한 것도 분당 지역 백화점들에 경쟁력에서 뒤지기 때문이라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풀이했다.

○ 역세권 부동산 경기도 훈풍

철도 개통으로 인한 역세권의 부동산 경기 역시 호조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인 상동역과 부천시청역 주변은 아파트 전세가와 상가 매매가가 모두 올랐다. 상동역 인근의 105m²(33평형) 아파트의 경우 4억5000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곳이 5000만 원 정도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지하철역 개통의 효과를 보고 있는 셈. 전세가는 2억3000만 원에서 3개월이 지난 현재 2억7000만∼2억8000만 원까지 뛰었다.

상가도 평당 4000만 원에서 4500만 원으로 올랐다. 상동 월드부동산 이승훈 사장(45)은 “상동역과 부천시청역 부근의 전세 매물은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주택시장 침체 영향이 있지만 7호선과 분당선의 연장선 주변에선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매매가가 다른 지역보다 덜 떨어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 2017년 사통팔달 철도시대 개막

경기도는 올해 말 분당선 연장 마지막 구간인 망포∼수원역 구간을 개통한다. 성남과 여주를 연결하는 연장 57km의 여주선이 2015년, 2016년 상반기에는 부천 소사와 유니버설스튜디오 조성 예정인 화성 송산을 연결하는 USKR선이 건설된다.

또 이 기간에 수서∼평택간 고속철도(KTX)가 개통돼 경기남부지역 교통 사정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2020년 말 개통 가능하다.

2010년 현재 경기도 내 대중교통 분담률을 보면 버스가 28.9%로 철도 8.9%에 비해 3배가량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승용차(48.6%)와 택시(5.7%)다. 이재율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2017년이면 철도 분담률이 13.7%까지 늘어나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 불만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수도권#철도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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