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성냥공장 아가씨’ 노래, 뮤지컬로 재탄생… 향수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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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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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십년후, 12월 21∼30일 부평아트센터서 선보여

뮤지컬 ‘성냥공장 아가씨’ 포스터.
뮤지컬 ‘성냥공장 아가씨’ 포스터.
“인천에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가씨/하루에 한 곽 일 년이면 360곽/치마 밑에 감추고서 정문에 나설 때…. 성냥공장 아가씨의 노랫말은 가족의 생계를 어린 여성에게 떠넘긴 식민지 남성들의 왜소한 마조히즘이 만들어낸 엉뚱한 사디즘이다.”

한 시사평론가는 ‘성냥공장 아가씨’란 노래를 이렇게 평가했다. 고향이 인천인 남성들은 군 복무 시절, 고참들로부터 이 노래에 빗대어 한 번쯤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있을 것 같다.

인천의 성냥공장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성냥공장 아가씨’가 연말 무대에 오른다. 극단 ‘십년 후’는 인천 대표 문화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제작한 성냥공장 아가씨를 12월 21∼30일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선보인다.

작품의 배경은 1960, 70년대 인천의 성냥공장. 여공들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주인공 ‘인화’와 ‘인숙’ 자매를 통해 풀어낸다. 열악한 환경과 저임금에 시달리던 어린 여공들은 궁핍한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치마 밑에 성냥 한 통씩을 훔쳐서 퇴근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주인공 인숙과 인화의 살아가는 방향은 각각 다르다. 인숙은 유학을 결심하며 억압된 삶을 벗어나고자 몸부림 치고, 이를 바라보는 언니 인화는 어머니와 같은 희생적 사랑으로 모두를 감싸 안는다.

40여 년 전의 암울한 시대상황을 통찰하면서 성냥공장의 부도, 여공들의 삶을 위한 절규, 공천에서 탈락한 사장의 분노 등을 담아냈다. 극단 십년 후의 송용일 예술감독은 “자칫 어둡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뮤지컬 형태의 경쾌한 공연으로 풀어냈다”며 “장년층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젊은이들에게는 현대적 감각의 신나는 뮤지컬로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032-514-2150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성냥공장 아가씨#성냥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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