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청소년 훈계하다 폭행당해…50대男 뇌출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7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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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경찰, 고교 중퇴생 2명 조사

청소년들의 집단폭행을 목격한 50대 남성이 이를 막으려다 무차별 구타를 당해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7일 자신들을 훈계하는 이모 씨(54)를 폭행한 혐의로 A군(17)과 B군(16) 등 10대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3일 오후 7시40분경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이 씨는 아산시 온천동 한 초등학교 옆을 지나던 중 운동장 쪽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운동장에 들어선 이 씨는 10대 청소년 2명이 자신들보다 덩치가 작은 다른 학생을 집단 폭행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 씨는 "이러면 안 된다. 그만하라"고 따끔하게 혼을 냈지만 이들은 이 씨에게 주먹세례 발길질을 퍼부었다.

이들은 바닥에 쓰러진 이 씨를 발로 계속 걷어차 의식을 잃게 만들었고, 머리를 심하게 다친 이 씨는 뇌출혈로 천안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피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있는 이 씨를 찾았지만, 머리를 다친 이 씨가 현장 상황에 대한 기억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초기 수사에 애를 먹었다.

'10대'라는 단서만 가지고 아산에 있는 모든 중·고교를 수소문한 경찰은 결국 당시 현장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던 중학생들을 찾아냈다.

이들로부터 "아는 동네 형"이란 진술을 받아낸 경찰은 6일 A군(17)과 B군(16)의 신원을 확보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전체적으로 진술을 받아 형사처벌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우리 사회는 청소년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맞을 용기'를 내야 하는 사회가 된 것 같아 씁쓸하다"며 "경찰도 학생 선도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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