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화물차 전용 휴게소가 호텔이네” 울산에 지난해 문열어 인기

  • 동아일보

사우나-수면시설 등 갖춰

“장거리 운전이 많은 화물차 운전사들에게는 최고의 복지시설입니다.”

경기 평택에서 울산석유화학공단까지 자주 오가는 화물차 운전사 김모 씨(46)는 “이전에는 차를 몰고 공단에 도착한 뒤 차 안에서 1∼2시간 쪽잠을 자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전용 휴게소 덕분에 훨씬 편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울산 남구 상개동에 지난해 3월 문을 연 화물차 휴게소에는 휴게실과 수면실, 탁구장, 체력단련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화물차 운전사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주차도 2시간까지 무료다.

최근까지 이 휴게소에서 화물차 운전사들이 이용한 것은 사우나 4만7000여 명, 체력단련실 1만2000여 명, 휴게실 1만9000여 명, 탁구장 5000여 명, 수면실 2000여 명, 무료 주차 2만5000여 명이다. 화물차 정기주차(월 6만6000원) 계약도 주차면수(299면)를 10%나 초과했다. 휴게소에는 화물운송을 소개해주는 사무실도 운영되고 있어 물류연결시간을 단축해주고 있다. 도심 주택가나 빈터, 고속도로 입구 등지의 화물자동차 불법주차가 크게 줄어 교통사고 감소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 휴게소는 2003년 화물연대가 파업을 하면서 “화물차 운전사의 복지를 위해 국도 변에도 휴게소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여 설치됐다. 당시 건설교통부는 화물차 통행량이 많은 울산을 국도변 화물차 휴게소 건립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총 사업비는 180억 원(국비 49억 원, 시비 17억 원, 민자 114억 원). 국도 변 화물차 휴게소로는 전국 최초다. 행정안전부가 올 3∼8월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에서 우수 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울산시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을 오가는 화물차가 많은 북구 중산동 지역에 주차장 240면을 갖춘 화물차 휴게소를 2015년까지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울산시에 등록된 화물차는 7813대로 전국의 2.2%이지만 울산지역을 통행하는 화물차는 하루 평균 1만7549대로 많은 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기업이 밀집된 울산으로 통행하는 화물차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화물차 운전사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장거리 운전#화물차 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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