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케이블카 경쟁… 울산, 밀양에 판정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신장열 울산군수 등 20여명 개통 얼음골 케이블카 견학
울산 신불산은 답보상태

25일 오전 10시 반경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주차장. 신장열 울주군수 등 울산 울주군 공무원과 군의원 등 20여 명이 22일 개통한 얼음골 케이블카를 견학하기 위해 도착했다. 이 케이블카는 ㈜에스디에스레일이 200억 원을 들여 완공했다. 주차장에서 천황산 정상 부근까지 1.75km를 50인승 2대로 운행한다.

밀양시와 천황산을 사이에 두고 있는 울주군도 10여 년 전부터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했다. 천황산 바로 옆 신불산(해발 1159m)에 3.62km 길이의 케이블카를 설치할 예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밀양시가 케이블카를 먼저 개통하자 신 군수 일행은 실태 파악을 위해 답사에 나선 것이다.

신 군수 일행이 케이블카를 타고 10여 분 뒤 해발 1000여 m의 천황산 진참골 남봉에 도착했다. 나무 계단을 통해 오른 정상에서는 ‘영남알프스’(해발 1000m 이상의 산 7개가 몰려 있어 붙여진 이름) 대부분이 한눈에 들어왔다. 함께 케이블카를 타고 온 관광객들은 빼어난 경관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신 군수 일행은 표정이 어두웠다. 케이블카 사업의 ‘샅바싸움’에서 밀양시에 밀렸기 때문이다. 얼음골 케이블카는 개통 이후 하루 평균 탑승객이 휴일 2000여 명, 평일 1000여 명 선이다.

답사를 마친 뒤 신 군수는 “울산에서 추진하는 신불산 케이블카는 고속도로와 국도, KTX울산역과 접해 있어 전국의 관광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고 연계 관광지도 많다”고 말했다. 경쟁력 면에서 얼음골 케이블카에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

하지만 울산 케이블카 건설 사업은 제자리걸음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2010년 영남알프스의 산악관광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고 지난해 3월엔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를 비롯한 10대 선도사업을 선정했다. 그러나 케이블카 사업은 민간자본 320억 원 유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 군수는 올 5월 울산시와 울주군이 공동출자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울산시는 난색을 표했다.

환경단체의 반대도 여전하다. 영남알프스에 추가로 케이블카를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울산의 한 대학교수는 “울산이 계획만 세우고 미적거리는 사이 어려움 속에서도 실행을 한 밀양이 산악 관광의 주도권을 차지한 셈”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밀양#케이블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