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아토피 잠재우는 푸른 숲… 이곳이 유토피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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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치료 캠프에 참가한 아이와 부모들이 숲 해설사(앞)와 함께 경기 가평군 연인산도립공원의 잣나무 숲을 걷고 있다. 이곳의 잣나무들은 아토피 질환에 효과가 있는 피톤치드를 다량으로 분비해 가족 방문객에게 인기가 많다. 경기도 연인산도립공원 제공
아토피 치료 캠프에 참가한 아이와 부모들이 숲 해설사(앞)와 함께 경기 가평군 연인산도립공원의 잣나무 숲을 걷고 있다. 이곳의 잣나무들은 아토피 질환에 효과가 있는 피톤치드를 다량으로 분비해 가족 방문객에게 인기가 많다. 경기도 연인산도립공원 제공
‘숲 속에서 아토피를 치료하세요.’

인간이 편리하고 편안한 삶을 향유하게 되면서 과거에는 없었던 질병들도 생겨났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아토피. 과거에 비해 발병률은 늘고 있지만 현재 명확한 발병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나무가 방출하는 피톤치드가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숲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15일 경기 가평군 연인산도립공원 아토피 캠프장. 숲 속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숲 속 오리엔티어링’ 프로그램에 참가한 40여 명의 아이와 부모가 즐겁게 웃고 떠들며 숲길을 뛰어다닌다. 바닥에 가지런히 누워 숲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명상의 시간도 갖는다. 이들은 피톤치드로 아토피를 치료하고 있다.

캠프 장소인 연인산도립공원은 아토피 질환 호전 효과가 있는 피톤치드를 다량 분비하는 잣나무 군락지다. 지난해 5월부터 매주 주말,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아토피 캠프에는 올해만 9차에 걸쳐 아토피로 고생하는 가족 360명이 다녀갔다. 캠프는 자연을 소재로 한 ‘숲 놀이’ ‘숲 오감체험’ 등 단계별로 숲과 친해질 수 있는 숲 치유 활동과 결합한 치유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체질별 식이요법 등 올바른 먹거리 정보도 전달하고 천연 유기농 식단을 직접 조리해 보기도 한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캠프에 참가한 이모 군(7·경기 남양주)은 “가려워서 잠도 못 잤는데 숲 속에서 노니까 훨씬 덜 가렵다”며 즐거워했다.

가평 청심국제병원에서 혈액, 소변, 알레르기, 이비인후과 검사 같은 기본적인 아토피 의료 검사도 진행한다. 또 전문 상담사와 일대일 맞춤 상담을 하며 평소 궁금했던 것이나 의심스러운 점도 해결할 수 있다. 또 ‘아토피 바로 알기’ 특강을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도 배운다. ‘가족이 함께 만드는 유기농 건강식단’ ‘연인산 공방교실’ ‘사랑의 편지 쓰기’ 등 가족 참여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캠프 관계자는 “아토피는 암처럼 큰 병으로 인식되진 않지만 한 번 발병하면 평생 안고 가야 한다는 점에서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고통”이라며 “숲에서 신체적인 치료도 하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고 치료에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당 참가 인원은 40명(가족 포함)으로 한정돼 있다. 참가비는 숙식을 포함해 1인당 3만 원으로 경기농림진흥재단 홈페이지(www.ggaf.or.kr)에서 접수한다.

전국에서 아토피 환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2010년 205만 명)는 ‘아토피 안심마을’ ‘아토피 없는 학교’ 조성과 수원 가평에 ‘예방치유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환자 중 어린이와 청소년이 절반가량인 109만 명에 이른다. 환자는 수원(2만9629명)과 용인(2만6998명) 고양(2만6087명) 성남(2만4294명) 등 인구밀집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분당서울대병원에 문을 연 ‘경기도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방문·전화 상담과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다. 도는 가평에서만 운영하던 아토피 캠프를 올해 용인 양평 남양주 파주 양주 포천 등 7개 시군으로 확대한 데 이어 내년에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아토피#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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