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18세 ‘서예소녀’ 노유나 양 “한자를 창의적으로 표현 우리 서예의 멋 알릴래요”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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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나무 목(木)을 창의적으로 해석해 표현한 현대서예 작품으로 전시회를 연 노유나 양(18·미국 매사추세츠주 다나홀 스쿨 11학년)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문화회관 코스모스홀에선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실 벽에 걸린 작품들은 모두 붓글씨로 그려낸 현대서예 작품. 붓글씨 특유의 힘찬 선이 순백의 도화지를 아쉬운 듯 채우고 있는 15점의 작품에 대해 관람객들은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
이날 작품 전시회를 연 주인공은 ‘18세 서예소녀’ 노유나 양. 미국 매사추세츠 주 다나홀 스쿨 11학년인 노 양은 서예화가로 변신해 재능을 뽐냈다. 이번 작품전의 주제는 ‘The Woods-from line to plane-’(숲: 선으로부터 면으로). 자연 소재 중 나뭇가지가 지닌 선의 매력을 좋아한다는 그는 나무의 모습을 본뜬 상형한자 ‘목(木)’을 소재로 서예화를 선보였다.
노 양은 “곧은 붓글씨로 한자를 또렷하게 써내는 전통서예도 좋지만 한자에 담긴 느낌을 먹과 채색으로 담아내는 현대서예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노 양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그림을 본 뒤 그림에 대해 각자 다른 해석을 내놓는 것을 보며 내심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노 양은 한자와 서예에 조예가 깊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서예의 매력에 빠졌다.
“서예는 지우개가 없어요. 한 번에 막힘없이 그리다보면 작품마다 다른 모습이 나오는데 이것이 창작의 즐거움을 안겨준답니다.”
그가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그린 작품만 수백 장. 그중에서 전시할 15점을 골라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그는 고백했다.
노 양은 “전시회를 기획한 것은 내 작품세계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위함도 있지만 전시회라는 큰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도전해보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모든 영감과 정성을 쏟아 부으면서 한 뼘 더 성장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 가지 소재를 수백 번 그리다보면 처음에는 발상하지 못했던 형상이 그려져요. ‘창의적’이라는 건 그런 것 같아요.”
독창적인 발상을 하려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무수히 파고드는 ‘집착’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다.
노 양의 다음 목표는 미국의 학생들에게 서예의 매력을 선사하는 것. 그는 “미국 현지 대학에 진학하면 서예동아리를 만들고 싶다. 화려한 색채의 서양화에 길들여진 학생들에게 우리 서예의 멋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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