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공진 소동’ 그 후 1년 “공진 불안 해소… 복합몰로 거듭날 것”

  • 동아일보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 내부 모습. 방문객 수는 1년 전 공진
사태가 발생하기 전의 90% 수준으로 회복됐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 내부 모습. 방문객 수는 1년 전 공진 사태가 발생하기 전의 90% 수준으로 회복됐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묻지 마세요.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더 할 얘기도 없습니다.”

5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 2층의 한 전자제품 매장. 이곳 사장인 A 씨는 기자가 ‘테크노마트 진동사태’ 1년간의 변화를 묻자 대뜸 손사래를 쳤다. 전자매장을 운영한 지 16년째이지만 지난 1년만큼 힘든 시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공진(共振) 사태까지 겹쳐 피해가 막심했다”며 “당시 상황을 빨리 잊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5일 강변 테크노마트에 갑작스러운 진동이 발생했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 중 일부가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사흘간 매장 영업이 중단됐고 건물주와 광진구청은 원인 파악에 나섰다. 이후 공진의 원인이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이뤄진 태보(태권도·복싱·에어로빅을 합친 운동) 때문인 것으로 판명 났지만 사흘을 쉰 결과는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왔다. 고객들은 위험을 걱정해 발길을 끊었고 일부 매장의 매출은 4개월 동안 반토막이 났다.

1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예전 기억을 조금씩 잊어 가는 모습이었다. 10층 극장을 찾아왔다는 고교생 최희재 양(18)은 “부모님이 처음 두 달은 ‘위험하니까 테크노마트에 가지 마라’라고 주의를 주곤 했지만 지금은 별문제가 없어 보여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지하 1층에서 만난 김규식 씨(70)도 “여름이면 더위를 식히려고 자주 오는 편”이라며 “당시에도 큰 문제가 아닌데 소문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실제 강변 테크노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공진 발생 후 2개월가량은 매출이 감소했지만 현재 방문자 수와 자동차 유입 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90% 이상 회복됐다. 문제의 발단인 공진을 줄이는 장치도 10월이면 설치가 완료된다.

매장 입주자는 경기 침체와 전자유통 업계의 트렌드 변화를 더 걱정했다. 명색이 용산전자상가 등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자제품 종합쇼핑몰이지만 고객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이 테크노마트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강변 테크노마트는 최근 전자제품 종합 쇼핑몰에서 명품 및 의류 브랜드 아웃렛으로 탈바꿈하기로 결정했다. 고객이 줄어드는 상황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매장 소유자들은 1월 초 매년 모이는 ‘관리단 총회’에서 2018년까지 의류 등을 판매하는 복합쇼핑몰로 바꾸겠다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1층부터 5층까지 명품과 의류 브랜드에 특화된 아웃렛을 유치하거나 자체 구성할 계획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서환한 인턴기자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테크노마트#공진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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