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신당동 마을기업 ‘맛나다’에서 직원들이 직접 만든 베트남과 일본 음식을 보여주고 있다. 달서구 제공
“당당하게 살아야죠. 열심히 일해서 돈도 벌고 싶고요.” 베트남 출신 응우옌티장 씨(24·여)는 최근 대구 달서구 마을기업 ‘맛나多(다)’에 취업한 기분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요리를 좋아하니까 요리사가 꼭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구가 결혼이주여성을 위해 신당동에 개업한 이 가게는 ‘맛으로 만나는 다문화’라는 뜻을 담았다. 이주여성 4명과 주부 등 6명이 직원이다. 6.6m²(약 2평) 정도로 작지만 음식은 ‘글로벌’이다. 베트남 쌀국수와 파인애플 볶음밥, 인도 카레, 일본식 주먹밥, 캄보디아 닭죽 같은 각국의 전통음식을 요리할 수 있다. 수익금 일부는 이웃돕기에 쓸 생각이다. 곽대훈 달서구청장은 “이주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다문화 공동체를 버무리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구제일종합복지관이 지난해 5월 원대동에 문을 연 빵집 ‘레인보우 베이커리’도 마을기업이다. ‘레인보우(무지개)’는 다문화와 어우러지는 공간이란 뜻을 담았다. 이주여성 5명이 운영하는 이 가게는 처음엔 운영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빵 만드는 과정을 밖에서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로 만든 조리실이 신뢰를 높였다. 좋은 재료를 쓴다는 소문이 나면서 단골도 제법 생겼다. 캄보디아 출신 춘나린 씨(26·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빵을 만드는 나 자신이 행복하다”며 좋아했다. 최영민 제일종합복지관 담당자는 “수익보다는 이주여성들이 직업을 통해 적응하도록 돕는 게 목표”라며 “자격증 취득 교육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대구의 마을기업이 특산물 가공이나 문화관광 자원 활용 등 특징을 갖추면서 자라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구시와 정부가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위해 마련한 이 사업은 1년 정도 됐지만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웃 가게’ 같은 정겨움이 소비자들의 호응도 얻고 있다.
대구의 마을기업 39곳 중 24곳이 올해 재선정돼 지원을 받게 됐다.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팔현마을부락회(수성구)와 한옥체험을 하는 대니골 니암고택(달성군) 등이 대표적이다. 김재경 대구마을기업지원센터장은 “품앗이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마을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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