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EDG에서 ‘고래 밥 주는 사람들’로 불리는 자원봉사자들과 진행요원들이 스마트폰으로 관람객들의 사진을 찍어 EDG 화면에 나타난 꿈의 고래에 전송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5일 오후 2시경 전남 여수엑스포 디지털갤러리(Expo Digital Gallary·EDG) 중앙광장.
장장목(71) 권승좌 할아버지(68)가 스마트폰으로 서현민 양(16) 등 학생들의 사진을 찍은 뒤 화면을 클릭했다. 잠시 후 길이 218m, 폭 30m 크기의 넓은 디지털 바다인 EDG를 헤엄쳐 다니던 혹등고래 영상에 서 양이 나타났다. 서 양은 “정말 재미있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신기하다”며 “찍은 사진이 곧바로 천장에서 움직이니까 마치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 할아버지 등 자원봉사자 17명과 진행요원 8명은 EDG에서 관람객들의 사진을 찍어 꿈의 고래에 전송해주는 역할을 해 ‘고래 밥 주는 사람들’로 통한다. 꿈의 고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시 정각에 13차례 등장해 20분 동안 EDG바다를 헤엄친다. EDG바다 혹등고래는 꿈의 고래라고 불리며 관람객의 환호성에 반응해 이동한다. 실제 혹등고래는 길이 15m 정도이지만 EDG 속의 혹등고래는 길이가 45m나 된다. 장 할아버지는 “관람객들이 자신의 모습이 나오면 웃으며 환호성을 지른다”며 “관람객들의 꿈을 실어나르는 것 같아 항상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DG에서 심청전 등 11개 이야기를 그리지만 꿈의 고래가 최고로 인기를 끈다.
EDG는 풍부한 콘텐츠 외에 감춰진 비밀이 많다. EDG 통로 공간은 항상 외부보다 온도가 3∼4도 낮다. 국제관 4개동을 가로지르는 폭 40m의 통로가 산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유입시키는 계곡 역할을 한다. EDG는 여름 휴가철 엑스포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시원한 냉장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대한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은 더울 경우 과열을 막기 위해 냉각기를 가동해야 하지만 EDG는 아직까지 한 번도 냉각기를 가동한 적이 없다. 박춘원 EDG사업과장(48)은 “EDG가 자연 환기되면서 냉각기를 작동할 필요가 없어 전기료도 크게 절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9925m²(약 3000평)에 달하는 EDG 바닥 공간은 비가 올 경우 큰 실내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세계적으로 거대한 LED 화면은 5, 6대 설치돼 있지만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중국 베이징 등은 밤에만 화면을 볼 수 있다. EDG에 32mm 크기의 소자 653만 개가 설치돼 있어 세계 최고의 해상도(654만 화소)를 자랑한다. 이진철 EDG사업단장은 “EDG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정보기술(IT)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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