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살 의심신고 받고 부실수색?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9일 18시 46분


코멘트
수원에서 자살 의심신고를 받은 경찰이 가택 수색을 부실하게 한 탓에 2명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숨진 이의 유서에서 경찰의 부실 수색을 원망하는 듯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고 뉴시스가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8일 낮 12시42분경 수원시 팔달구 A(54)씨 아파트에서 A씨와 내연녀 B(44·여)씨 등 2명이 숨져있는 것을 A씨의 딸(24)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씨는 화장실 출입문 위 가스배관에 목을 매 숨진 상태였다. B씨는 안방 침대에 이불이 덮힌 채로 목이 졸려 숨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 경찰은 B씨 남편으로부터 자살의심 신고를 받고 A씨 집을 사전 수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26일 오후 8시18분경 B씨 남편으로부터 "부인이 내연남을 만나기 위해 가출한 것 같다. 자살 가능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통신자료 제공요청으로 가입자 주소지를 확인해 27일 오전 1시42분경 A씨 집을 특정, 방문했다.

경찰은 그러나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A씨가 "B씨와 아는 사이지만 최근에 연락하거나 만난 적 없다. 딸이 방에서 자고 있는데 (방 수색을 하면) 나를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강력히 항의하자 더이상 내부 수색을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때문에 경찰은 작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는 A씨의 딸만 문 앞에서 확인하고 10분 남짓 A씨 집 앞에서 머물다 수색을 종료했다.

하지만 이후 수사결과 숨진 A, B씨가 경찰이 방문했을 당시 안방에 함께 있었으며 경찰은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숨진 A, B씨가 발견된 방안에서 A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에 "서로 사랑해서 갑니다. (중략) 어제 경찰이 왔는데...신고받고 왔으면 확인하고 가지"라는 내용이 발견되면서 유족측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B씨 유족들은 "경찰이 최초 신고접수를 소홀히 받고 가택수색을 부실하게 한 탓에 두 사람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초 신고자(B씨 남편)가 단순 가출로 신고를 했고 최근 B씨가 내연남(A씨)과 함께 있는 것이 들통난 적이 있다고 말해 납치, 감금 등 강력범죄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A씨 집을 방문하고도 적극적인 수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항의를 해 더 이상의 수색이 어려웠다"며 "특히 현관문을 열었을 때 A씨와 A씨 딸의 행동과 언행이 너무나도 태연해 B씨가 집 안에 있을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