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6년 만에 광우병(BSE) 사례가 발견된 점을 들어 일제히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 쇠고기가 시중에는 유통되지 않고 동물용 사료, 화학용품 등에 사용됐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미국산 쇠고기 수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워싱턴 주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큰 타격을 받았으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지금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우려를 접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 농무부의 광우병 감시 프로그램이 2006년 이후 90% 이상 축소된 것을 들어 시민단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연합의 마이클 한센 박사는 “확인된 사례가 이례적인 경우인지 아니면 미국 소들 중에서 비슷한 사례가 더 많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라면서 “우리 모니터링 시스템은 너무 소규모”라고 말했다. 미 농무부의 감시 프로그램은 1년에 4만 마리의 소를 샘플 조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이 감염된 가축의 사료가 원인이 아닌 ‘이례적 사례’라고 미 농무부가 밝혔음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4위 국가인 한국의 대형 유통체인 2곳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판매 중지에 나선 점을 지적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을 바꾸지 않거나 별다른 반응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쇠고기업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일본 한국 멕시코 등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쇠고기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와는 별개로 역대 4번째로 광우병 소가 발견된 것 자체에 대한 건강 보건상의 우려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1억 마리가 넘는 소 가운데 만약 광우병 소가 추가로 있다고 해도 사전 샘플 조사, 도축 전 검사 등을 통해 걸러질 수 있다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본 언론도 미국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젖소가 확인된 사실을 25일 주요 기사로 전했다.
일본 언론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를 강화하지 않겠다”는 정부 반응을 전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조치 완화를 둘러싼 국내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정부는 TPP 협상 참여를 앞두고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쇠고기 수입 대상을 현행 ‘생후 20개월 이하’에서 ‘30개월 이하’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광우병 발생과 관련해 원인이 분명치 않은 ‘비정형’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광우병이 사료 오염으로 발생한 정형이라면 확산 우려가 크고 미국 축산농가의 관리 실태가 문제가 되면서 규제완화 논의에도 큰 영향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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