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걸린 미국소는 30개월 넘은 젖소… 국내엔 수입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6일 03시 00분


美서 6년 만에 광우병 발생… 국내수입 美쇠고기는 괜찮나 Q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함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와 전문가들은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궁금증을 Q&A로 풀어본다.

―광우병에 감염된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나.

“이번에 광우병이 발견된 미국 소는 정확한 월령(月齡)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30개월이 넘은 젖소다. 미국에서 이런 젖소는 일반적으로 젖을 짠 후 도축해 미트패티(햄버거 등에 들어가는 분쇄육 덩어리)를 만든다. 한국은 이런 미트패티 같은 쇠고기 가공품을 전혀 수입하지 않는다. 유통과정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젖소 고기가 국내로 수입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또 우유는 광우병과 관계없음이 세계동물보건기구(OIE)를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한국은 30개월 미만 소에서 발라낸 덩어리 고기만, 소장 끝 부위 등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한 채 수입하고 있다.”

―만일에 대비해 왜 검역중단이나 수입중단조치를 내리지 않나.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관련 국내 법령을 보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수입중단 등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긴급 여부가 확실치 않다. 미국에서 온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연합(EU) 일본 홍콩은 아무런 조치를 안 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국만 무리하게 반응하면 통상마찰을 빚을 수 있다.”

―긴급 조치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무엇으로 결정하나.

“만약 미국에서 한 마리만 광우병에 걸린 것이라면 긴급 조치는 필요치 않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수입중단 등 긴급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잘못된 사료가 유통돼 그걸 먹고 걸렸다든지 하는 상황이면 여러 소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번 광우병은 일반적인 ‘정형(定形)’ 광우병이 아니라 ‘비정형(非定形)’ 광우병이다. 감염 소는 침을 흘리지도 않았고, 이상행동이나 폭력성을 보이지도 않았다. 정상적인 소였는데 검사해보니 광우병이 나온 거다. 이런 비정형 광우병은 세계적으로 희귀해서 60건 정도만 보고됐는데, 일반적으로 사료와의 연관성이 적은 편이다. 돌연변이처럼 자연적으로 발생했을 수도 있고, 사람에게 미치는 위험성도 어느 정도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면 미국산 쇠고기는 계속 국내로 수입될 수 있나.

“그렇다. 미국은 OIE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획득한 나라다. 다시 말해 설령 미국에서 광우병이 생기더라도 해당 소가 식품유통 체인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없다는, 그만큼 관리력이 있고 안전하다는 일종의 국제 인증을 받은 것이다.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얻은 나라는 소의 월령과 관계없이 SRM만 제거하면 모든 쇠고기를 수출할 수 있다. 그 대신 한국은 이번 광우병 발병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의 30%를 일일이 포장을 열어 검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3%만 검사했다.”

―정부는 앞으로 어떤 추가 대처를 할 것인가.

“미국 측에 정확하고 자세한 추가 정보 제공을 요청한 상태다. 해당 정보가 오면, 그 정보가 정말 맞는지 따져볼 것이다. 필요하면 우리가 가서 현장조사를 할 수도 있다. 아직은 이번 광우병의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
:: 소해면상뇌증 (BSE·일명 광우병) ::

1986년 영국에서 처음 확인된 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25개국에서 발병했다. 광우병에 걸린 소는 뇌에 스펀지 같은 구멍이 생기며 포악하게 행동하다 죽는다. 영국을 중심으로 동물성 사료 사용을 금지한 후 발병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 광우병에 감염된 소를 먹으면 인간도 광우병에 걸릴 수 있지만 광우병 감염 소가 실제 유통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광우병#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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