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사건 당시 탐색구조본부 단장을 맡았던 김정두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오른쪽)과 어뢰 프로펠러를 건져 올린 쌍끌이 어선 선장 김남식 씨. 창원=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23일 낮 12시 군항도시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음식점. 천안함 폭침사건 때 실종자 수색, 선체 인양, 어뢰 잔해 탐색 및 인양을 지휘한 김정두 당시 탐색구조본부 단장(58·해사 31기)과 침몰 원인을 밝히는 데 결정적 증거였던 어뢰 프로펠러를 건져 올린 쌍끌이 어선 대평11호 선장 김남식 씨(50)가 2년 만에 만났다. ‘꼼짝 못할 증거’인 어뢰 프로펠러를 찾으려고 서해를 뒤진 핵심 인물들이다.
김 단장은 지난달 29일 합동참모본부 차장(중장)을 끝으로 전역했다. 김 선장은 여전히 대평11호를 타고 제주 근해에서 참치 조기 갈치잡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제발 국력을 낭비하는 해괴한 논쟁을 멈춰 달라”고 국민들에게 부탁했다.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가 의심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김 선장=내가 건진 북한 어뢰가 정부가 창고에 묵혀뒀다가 꺼낸 물건이라는 해괴한 말들도 나왔다. 심지어 친구들도 “네가 끌어올린 게 맞나”라고 할 정도다. 대청호 선원 25명과 국방부가 짜고 한 것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만약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에 “사실 내가 건진 게 아니다”라고 거짓말을 하면 당장 영웅이 될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직접 건진 어뢰인데 어떡하나.
▽김 전 단장=발견 당시 어뢰는 거의 새것이었다. 김 선장이 직접 어뢰 프로펠러를 돌리자 쉽게 움직일 정도였다. 어뢰가 부식된 것은 바닷물에서 꺼낸 뒤 공기와 접촉했기 때문이다. 과거 전사(戰史)와 어뢰 시험발사 과정에서 폭발 현장 근방에 프로펠러는 남아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증거물을 수색한 지 5일 만에 찾을 수 있었다.
―침몰 원인에 대해서도 갖가지 말이 나돈다.
▽김 선장=야당 추천으로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 민간위원으로 참여한 사람은 배가 암초에 부딪쳐 좌초됐다는 말을 한다. 암초에 부딪쳐 두 동강 날 수는 없다. 해군장교로 근무했다는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서 갈등을 부풀렸다.
▽김 전 단장=북한이 아니면 우리 영해에 와서 누가 감히 어뢰를 쏜다는 말인가. 음모세력들이 사실을 부정하고 천안함으로 국민을 편 갈라놓고 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김 전 단장=제주도는 우리나라 남방해역의 생명선이다. 해상물동량 가운데 수출입의 98%가량이 바다로 통한다. 바다는 전시(戰時)는 물론이고 주변국과 이권 관계에 따라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도 곳곳에 해군기지를 만들고 있다.
▽김 선장=아내와 가족이 제주에 살고 있다. 제주 근해에서 어업을 하기 때문에 주변 바다 지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어도나 중국 문제만 해도 그렇다. 제주에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산이나 진해에서 해군이 출동하면 상황은 끝난 뒤다. 해군기지는 100% 필요하다고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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