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파주에 故장준하 선생 추모공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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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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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동산에 2015년 자연장

독립군이자 민주화 운동가였던 고 장준하 선생(1918∼1975·사진)을 기리는 추모공원이 2015년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에 조성된다.

14일 파주시와 (사)장준하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양측은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 안에 2015년까지 4000m²(약 1210평) 규모의 ‘장준하 선생 추모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이달 중 학계와 시민단체 기념사업회 시민 등 130명이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념공원 건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미래 통일한국의 관문이자 안보의 보루인 파주에 선생의 발자취와 정신이 뿌리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곳을 찾는 많은 국민에게 역사관과 정체성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생의 묘는 현재 연고가 없는 파주시 광탄면 신산리 나사렛 천주교 공동묘지 안에 있다. 박정희 독재정권에 항거하던 선생은 1975년 8월 경기 포천시 약사봉에서 등산 도중 추락사한 채 발견됐다. 정부는 실족사로 발표했지만 △등산로로 올랐다가 왜 절벽으로 하산했는지 △경사 70도의 벼랑에서 장비 없이 하산한 점 등 의문사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당시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신산리에 강제로 묘를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이 의혹을 보도한 동아일보 기자는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선생의 사망 이후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되면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하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념사업회와 유족 측이 “친일 논란이 있는 인물과 같은 곳에 모실 수 없다”며 반대했다. 지난해 기념사업회와 유족이 시에 제안하면서 추모공원 조성 계획이 마련됐다.

유족 측은 추모공원이 조성되면 유해를 화장해 자연장할 예정이다. 선생의 이름과 공적이 새겨진 기념물과 헌화·참배할 수 있는 추모시설이 설치된다. 조성비용 2억여 원은 파주시가 부담한다. 1918년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난 선생은 월간 사상계를 창간했으며 일제강점기에 광복군과 임시정부에서 활동했고 광복 이후 정계에 들어가 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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