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마포구엔 지상파같은 ‘동네방송’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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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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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구청 12층에 마련된 마포iTV 스튜디오에서 이지연
아나운서와 스태프가 뉴스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마포구 제공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구청 12층에 마련된 마포iTV 스튜디오에서 이지연 아나운서와 스태프가 뉴스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마포구 제공
20대 여성이 선망하는 직업 1순위로 꼽히는 아나운서. 방송사마다 워낙 사람을 적게 뽑아 채용공고만 나면 수천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는 직군이다. 기상캐스터 역시 선망하는 직업이지만 꿈을 이룬 이들은 많지 않다. 바늘구멍보다 좁은 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 직업의 취업문을 통과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관심을 둘 만한 곳이 있다.

○ 방송사 진출 돕는 동네방송국

서울 마포구가 2004년 8월부터 운영 중인 인터넷방송국 마포iTV. 10명 정도의 인력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동네방송국’이지만 이곳 출신 중에는 지상파 등 메이저 방송사로 진출한 이들이 많다.

KBS 공채 31기인 이선영 아나운서는 2004년부터 1년간 마포iTV에서 1대 뉴스앵커로 활약한 뒤 2005년 KBS에 입사했다. 이후 뉴스와 교양, 예능 프로그램에 고루 출연하며 KBS 대표 아나운서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까지 KBS에서 기상캐스터로 활약했던 유승연 캐스터를 비롯해 YTN 손승현 캐스터, SBS스포츠채널의 송정화 아나운서, 연합뉴스TV의 우한빛 앵커 등도 마포iTV 출신이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마포구청 12층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는 다음 날 방송될 뉴스 녹화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제작진이 편성PD 1명과 제작PD 4명에 불과해 생방송은 어렵지만 하루 4건씩 지역 관련 뉴스를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이날 카메라 앞에서 뉴스를 읽어 내려간 이지연 아나운서(26·여) 역시 방송사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아나운서 지망생이다.

지난해 11월 입사한 이 씨는 최근 제법 알아보는 지역민이 많아졌다. 관내 공공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 100여 곳에서 매일 뉴스가 방송되다보니 얼굴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주민도 있다. 이 씨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아나운서 시험을 봤지만 준비가 부족한 때문이었는지 전국 곳곳에서 30번 넘게 고배를 마셨다”며 “이곳을 거쳐 간 분들이 큰 방송사로 전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험을 쌓기 위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 100만 시청자 사로잡은 동네방송

전국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개국한 마포iTV는 지난해 94만 명에 이르는 시청자가 접속해 방송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 소식을 매일 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구민 16명을 객원기자로 초빙해 매달 한 번 직접 현장을 취재하고 촬영해 진행까지 하는 ‘출동! 마포 리포터’라는 프로그램도 방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김재옥 씨(28·여)는 “자치구 축제 현장에 나가서 직접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소한 삶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2010년 지자체 가운데에서는 최초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마포iTV를 생방송으로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도록 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수원시나 경남도 같은 지자체에서 방송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견학을 다녀갔다”며 “최근에는 씨티은행 등 기업에서도 노하우를 배우러 온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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