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제약사 ‘검은 뒷돈’ 1000억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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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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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5년치 리베이트 적발… 佛 다국적업체 185억 뿌려돈챙긴 병원-약국만 8699곳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적발한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규모가 1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리베이트 제공으로 적발된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 17곳이 2006∼2010년 병·의원과 약국에 제공한 리베이트는 969억5300만 원이었으며, 부과된 과징금은 총 143억 원이었다.

리베이트 규모가 가장 컸던 제약사는 프랑스계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로 각 병·의원에서 이 회사 고혈압치료제를 처방하는 대가로 185억8700만 원을 지급했다. 이어 한국얀센은 154억1900만 원, 태평양제약이 152억2300만 원, 한올바이오파마가 88억7300만 원이었다.

제약업체에서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병·의원과 약국은 총 8699곳으로 추정됐다. 가장 기본적인 리베이트는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하도록 하고 매출의 일정비율을 현금과 상품권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강연회에 강사로 초대해 수백만 원의 강연료를 지급하거나 병·의원의 회식비나 의대 동문회 모임 비용 지원, 교통사고 수리비 등으로 리베이트 제공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이뤄진 리베이트 조사는 2∼3년 치에 불과한 데다 심증은 있으나 적발하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며 “실제 리베이트 규모는 밝혀낸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반적인 리베이트 금액이 매출액의 2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2009년 말 국내 의약품 매출 규모(15조8000억 원)를 기준으로 리베이트 금액은 최대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의사나 약사도 처벌하는 ‘쌍벌제’가 도입되면서 리베이트 관행이 음성화되고 있다고 보고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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