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 투척’ 중국인 애국가 부르며 기이한 행동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6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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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구속된 중국인 류모(37) 씨가 수감 중인 경찰서에서 기이한 언행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류 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돌아온 지난 10일을 포함해 최소 두 차례 경찰서 내에서 한국어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쳐 경찰 직원들 사이에서 '희한한 인물'로 회자됐다.

류 씨는 "일본 XX"이라며 한국어로 일본을 욕하기도 했다. 한국어 욕설을 어디서 배웠는지는 경찰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유치장에서 애국가도 부른다는 전언이다. 아무 때나 기분 내키면 부르는데 유치장 직원이 "다른 수감자도 있으니 조용히 하라"고 하면 목소리를 낮춰 부른다고 경찰은 전했다.

종로서 관계자는 "류 씨가 한국어로 듣고 말하기는 어눌하지만 읽기와 쓰기는 상당한 수준"이라며 "외조모가 한국인이어서 어릴 때부터 집에서 한국어를 썼다고는 하는데 애국가를 언제 배웠는지 등은 우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류 씨는 평소 경찰서 내에서 직원들과 마주치면 밝게 웃고 먼저 인사하는 등 활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식사도 거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 씨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며 불만을 품고 지난 8일 오전 8시18분께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에 화염병 4개를 던져 대사관 담 일부를 그을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 씨는 자신이 지난해 말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불을 질렀으며 자신의 외조모가 위안부 피해자였고 외증조부는 항일운동을 하다 서대문형무소에서 고문당한 뒤 사망했다고 경찰에서 주장했다.

경찰은 류 씨가 밝힌 범행 동기의 진위를 파악하고자 가족관계 조회에 나섰으나 류 씨가 할머니의 생일과 이름만 기억할 뿐 출생 연도를 기억하지 못하는 등 근거 자료가 부족해 관련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지는 못한 상태다.

아울러 류 씨와 함께 입국한 일본인 여자친구가 지난 1일 출국한 것은 사실이나 범행을 도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16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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