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550만 주민의 행복한 삶, 그것이 정책연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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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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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연구원 20년사’ 펴낸 이성근 대경연구원장

‘대구경북연구원 20년사’를 펴낸 대구경북연구원 이성근 원장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정책개발연구와 함께 시도민의 삶에 다가가는 연구역량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제공
‘대구경북연구원 20년사’를 펴낸 대구경북연구원 이성근 원장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정책개발연구와 함께 시도민의 삶에 다가가는 연구역량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제공
“대구 경북 주민들에게 과연 희망과 기회, 행복을 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대구경북연구원 20년사’를 펴낸 이성근 대구경북연구원장(60)은 12일 “연구원이 정책개발 역할을 넘어 주민들의 행복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구원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정책연구개발을 위해 1991년 출범했다. 광역지자체마다 같은 성격의 연구원이 있지만 유일하게 대구 경북 두 지자체가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중동 파이낸스센터 18층 집무실에서 만난 이 원장은 “20년 동안 연구원이 수행한 850여 개 정책이 대구 경북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자평하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다”고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의뢰하는 정책연구과제를 받아 처리하는 등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스스로 연구과제를 설정해 정책으로 연결하는 선도(先導) 기능이 부족했다는 반성이다.

성년이 된 연구원의 미래를 그리는 그의 머릿속은 아주 복잡했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예산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기존 방식에 머물면 편할 수도 있지만 이 원장은 이 같은 틀을 뛰어넘으려고 고민했다. 정책연구가 지자체를 넘어 ‘주민의 행복한 삶’에 닿아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지금 연구원은 갈림길에 서 있다”며 “550만 대구 경북 주민의 생활에 얼마나 다가갈 수 있느냐에 20년을 이어온 연구원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연구원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면서 메모 노트를 자주 들여다봤다. 지난해 7월 원장(8대)으로 취임한 후 연구원의 비전을 구상하면서 쓴 노트로 100쪽 넘는 분량에 온갖 내용이 빼곡했다. 늘 옆에 두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메모한다. 자다가 깨 메모한 내용도 많았다.

그가 연구원 100여 명과 함께 올해부터 꼭 추진하려는 꿈은 ‘물(H2O) 프로젝트’. 메모 노트의 결론도 바로 특별한 뜻을 가진 ‘물’이다. 영어로 ‘행복’ ‘희망’ ‘기회’를 뜻하는 단어의 첫 글자를 딴 ‘H2O’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水)의 속성인 ‘소통’ ‘조화’ ‘순환’ ‘가능성’ ‘긍정’ ‘융합’ ‘표준’ ‘모범’을 대구경북연구원을 이끄는 에너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이 원장은 “대학(영남대)에서 30년 넘게 지역개발 분야를 강의하고 연구했지만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개발의 뜻이 요즘처럼 절실하게 느껴진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원장은 올해 대구시와 경북도의 100여 개 정책과제와 외부 기관단체가 의뢰하는 연구과제를 비롯해 청년일자리 연구단 등 특화연구단 운영, 대구 경북 31개 기초지자체와의 협력사업 등 수십 가지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달부터 연구원들을 위한 ‘연구윤리규칙’도 시행했다. 투명하고 책임감 높은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다. 그는 “H2O 프로젝트가 대구경북연구원의 새로운 유전자가 돼 시도민의 신뢰를 받도록 연구원들과 마음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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