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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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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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사설로 집중수업… 대입성적 ‘쑥’ 올라

1990년대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를 하던 시절에 나는 신문활용교육(NIE)의 선봉장이었다. 그때는 대입에서 논술 광풍이 현재보다 더 휘몰아칠 때였다. 신문이 논술 교육에 가장 좋은 도구라고 믿었던 나는 사설(社說)로 학생들을 다그쳤다. 사설을 공책에 오려붙여 제목을 달고 요약하고 베껴 쓰게 했다. 또 반론을 적고 간단한 의견을 덧붙이고 낯선 용어는 반드시 주석을 달게 했다. 그리고 결과물(공책)을 걷어 상벌을 분명히 했다.

그 결과 국어와 논술에서 우리 학생들의 안목과 실력은 일취월장, 괄목상대했다. 대입 실적도 당연히 좋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출판사의 제의로 ‘사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책을 냈으니 학교에서의 NIE 효과를 짐작하리라.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길러주는 신문. 그런 전통적인 기능이 아니어도 신문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실용적인 도구로서 상급학교 진학에도 도움을 준다. 요즘 대입에서 통합교과 논술이 대세라고 하여 논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상식과 지능, 교과지식을 측정하는 면접 구술고사와 대입적성시험도 있다.

누가 뭐라 해도 이런 대학별 고사를 잘 치르는 기본기는 어휘력, 배경지식에 바탕을 둔 독해력이다. 그 뒤에 이해력과 분석력 창의력 표현력 논리력이 따라온다. 또한 국어와 논술 문제를 분류하면 요약, 비교, 적용, 비판, 선택, 대안 제시, 도표 해석 등 7가지가 전부다. 그런 과정에 신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구나 교과지식이 중심이 되는 통합교과 논술에서 지식이 없이는 글을 써 나갈 수가 없다. 최근 교과서에서 다루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 아니라 실용적이며 살아 있는 지식이다. 이 지식을 신문, 그것도 종이신문이 길러준다.

늘 먹는 밥도 그렇지만, 보약도 정기적으로 제때에 먹어야 효과가 있다. 지식의 습득이란 정기적인 섭취가 우선이다. 알다시피 몰아쳐서 하는 공부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독서도 기간을 정해 몰아쳐서 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해야 효과가 있다. 아침에 배달되는 신문만큼 정기적인 지식 공급처가 어디 있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시각, 여러 수준의 글과 자료를 볼 수 있다. 더군다나 요즘 신문은 친절하여 어려운 용어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온라인 신문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나는 정제된 종이신문을 선호한다. 온라인 신문은 광고성 기사가 많다. 화면 여기저기에 나오는 선정적 광고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제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 또한 온라인 신문기사를 보려고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선정적 기사를 먼저 클릭했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부모가 자녀를 교육할 때는 편집이 자유로운 온라인 신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사의 문맥도 종이신문이 더 낫다. 그래서 나는 손으로 짚어가면서 읽을 수 있는 종이신문을 추천한다. 이보다 더 값진 지식과 지혜의 창고가 어디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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