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상대방 고충 터놓고 얘기… 발전계기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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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경남도지사 첫 ‘하루동안 교환근무’
첨예대립 신공항-물 문제… 객관적 조사 통해 점검키로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갈등을 빚어온 부산시와 경남도의 행정수장이 공동 발전을 위해 11일 하루 교환근무를 했다. 국내 지방자치 역사상 광역단체장 교환근무는 이번이 처음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으로 출근해 경남 도정을,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청에서 부산 시정을 각각 살펴봤다.

허 시장은 업무를 시작하면서 “경남은 우리나라에서 앞서가는 행정을 실천하고 있다”며 “부산과 경남은 한 뿌리이며 두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역지사지가 필요하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또 “부산과 경남이 공동 번영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교환근무는 상대방이 어떤 어려움이나 고충이 있는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 시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부산·경남 광역권 버스 조정 문제, 부산∼창원 도로 민간투자사업 등 두 시도 간 갈등 또는 이견이 있는 현안에 대한 경남도의 입장을 들었다.

허 시장은 부산·경남 광역권 버스 조정 문제에 대해 “주민 불편이 없도록 부산과 경남 그리고 울산이 참여하는 광역교통본부를 만들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부산시와 경남 김해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산∼김해 경전철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조정 문제에 대해서는 “재정 부담에 원칙이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사실 부산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러지 못해 부끄러웠다”며 “교환근무가 현안을 해결하고 부산과 경남이 공동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산과 경남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 “확실한 것은 후보지에 대해 장소를 특정하지 않겠다”며 “정부의 장기공항건설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올해 총선 및 대선 때 공약과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남강댐 물 부산 공급에 대해서는 “부산의 입장에서는 깨끗한 물을 먹고 싶은 게 당연한 것인데, 경남에서는 물이 모자란다고 해 반대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최종적으로 점검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도 간부회의에서 허 시장과 똑같이 두 시도의 현안에 대해 부산의 입장을 들었다.

두 시도지사는 이날 오후 4시 부산항 신항 부산·경남 경계구역에서 만나 주요 사업을 보고받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부산항 신항 경계구역 조정 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신항 경계구역은 부산이 배후용지 9054m²(약 2700평)를, 경남이 선석(船席)용지 3만3020m²(약 1만 평)를 양보해 조정됐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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