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93개 대학의 장학금 명세를 분석해 보니 교외 장학금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3개 대학에 들어온 외부장학금은 모두 4256억9600여만 원. 절반인 2095억8800여만 원이 외부장학금 모집 상위 20위권 대학인 서울대(230억9100만 원) 연세대(222억110만 원) 고려대(161억1000만 원) 등에 집중됐다. 나머지 73개 대학의 외부장학금은 2161억800여만 원으로 상위 20개 학교 전체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재학생 수를 고려하면 21위 밖 대학 학생들의 1인당 외부장학금은 상위 20위권 학교 학생의 절반인 셈이다.
외부장학금 혜택을 누리면서 교내 장학금 조성에 소홀한 대학도 나온다. 학생 1인당 장학금 순위 5위, 7위를 기록한 고려대와 한양대는 교내 장학금 순위에선 각각 17위와 16위에 그쳤다. 고려대는 1인당 장학금 194만9000원 중 교내 장학금은 112만1000원에 불과해 43%에 이르는 나머지 금액을 외부장학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려고 넉넉하게 예산을 잡고 있지만 생계 곤란 대상 학생 수가 적어 예산을 다 쓰지 못했다”며 “남은 예산은 학교 인프라 확충 등 학생을 위해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려대 4학년 최모 씨(26)는 “주변 학생들 대부분이 비싼 등록금을 감당하느라 아르바이트에 허덕이는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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