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업주 7만여 명 “카드수수료 내려라” 가마솥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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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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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단지에 던져진 신용카드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한국음식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에서 7만여 명의 참가자들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5%로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이 신용카드를 솥단지에 넣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솥단지에 던져진 신용카드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한국음식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에서 7만여 명의 참가자들은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1.5%로 인하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이 신용카드를 솥단지에 넣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음식업중앙회 소속 전국 음식업주들이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범외식인 결의대회’ 열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가마솥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경북, 제주 등 각 지역에서 모인 음식업주 등 7만5000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5만 명)이 참석했다. 참석 인원은 당초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업주들은 수수료 인하에 사활을 건 듯 목청을 높였다.

○ 격앙된 음식업주

중앙회는 촉구문을 통해 “음식업종의 카드 수수료가 1.5% 수준으로 인하돼야 한다”며 “중앙회가 카드사업 인가를 받아 카드를 발행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운동장 중앙에 만들어진 무대에서 대형 솥단지 모형에 대형 카드 모형을 잘라 집어던지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제주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상우 사장(54)은 “요즘 같은 경기에 수수료로 2.7%를 받아 대기업만 배 불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수수료를 낮추면 음식값을 내리거나 질을 높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경북 김천시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박현수 씨(51)는 “피땀 흘려 일해야 매출의 10%가 남는데 카드사는 가만히 앉아서 2.7%를 떼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장사까지 포기하고 왔을 정도로 불만이 폭발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측은 이날 “음식업종은 미용 문구 서점 등 다른 업종에 비해 수수료가 높지 않은 편”이라며 “세액공제까지 고려하면 실제 수수료 부담은 적다”고 주장했다. 카드사들도 음식업 등 특정 업종의 수수료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점심대란은 없어

이날 서울시내 중심가인 광화문 종로 여의도 강남역 등 직장인이 밀집한 지역에서 ‘점심 장사’를 주로 하는 음식점들은 대부분 손님을 맞았다. 서초구 서초동에서 참치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경우 씨(44)는 “마음은 집회장에 가 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안 됐다”며 “단골손님을 모른 체하기 어려워 문을 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낚지전문점을 운영하는 임모 씨(55)도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남편을 집회에 보내고 장사를 하고 있다”며 “하루 문을 닫으면 임차료와 종업원 월급 부담이 더 커져 부득이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 ‘눈도장’ 찍은 정치권

서울시장 선거전이 한창인 가운데 18일 열린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이 경쟁적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이날 대회에는 한나라당 나경원, 야권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여야 국회의원 80여 명이 참석했다. 나 후보는 “서울시민의 직업을 보니 자영업자가 가장 많다. 자영업자가 부자가 돼야 대한민국도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손 대표, 문 이사장과 함께 대회 참가자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를 했다. 박 후보는 “외식업을 하는 분들이 잘돼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서울시장이 되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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