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얼굴 좀 보자”… K-pop 해외 팬들 입국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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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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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옆에 진치고 택시 빌려 추격전… 여행 상품도 떴다

“노르웨이에서 왔어요. 오늘은 그룹 ‘보이프렌드’를 응원하러 왔어요.”(제시카 닐손 양·18)

1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앞. 엠넷 ‘엠카운트다운’ 생방송 녹화장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금발머리와 갈색머리의 동갑내기 닐손 양과 아네트 닐센 양도 이들 속에 섞여 있었다. 7일 입국했다는 두 사람은 양손에 비스트에게 전달할 편지와 이들의 음반을 들고 있었다. 핀란드에서 왔다는 마리엔라 헨리에타 양(18)은 “9월 25일 입국해 얼마 전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류문화 페스티벌에도 다녀왔다”며 “‘원타임’이나 ‘빅뱅’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을 좋아해 기획사에도 들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 해외 팬들은 아예 컴백 일정이나 콘서트에 맞춰 일정을 짠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요즘 공개방송이나 팬 사인회를 보면 20∼30%는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닐손 양 일행 역시 이날 녹화 현장을 관람하기 위해 오전 4시 반부터 센터 앞에서 12시간여를 기다렸다. 10일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열린 배우 장근석 씨의 영화시사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14일에는 비스트를 보기 위해 강남구의 큐브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진을 쳤다. 이들의 여행은 온통 아이돌 그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류팬들은 한국의 극성팬 못지않게 적극적이다. 택시를 하루 빌려 아이돌 그룹의 일정을 쫓아다니는 것은 평범한 축에 든다. 일부 외국인은 아예 기획사나 가수 숙소 근처에 방을 잡고 따라다니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팬들은 케이팝(K-pop) 스타의 일정 정보를 주로 인터넷을 통해 얻고 교류한다. 이리스 씨와 위니 씨는 홍콩 내 유키스 팬클럽에서 만난 사이로 인터넷을 통해 유키스 팬 사인회와 공개방송 일정을 파악해 한국 여행 계획을 짰다. 팬이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중 가수들의 활동 정보를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으로 올리는 사이트도 이들은 수시로 확인한다.

한편 케이팝 열풍이 거세지면서 국내 여행사 중 인바운드 상품(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도 케이팝 특화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드라마 촬영지 방문 등으로 채워졌던 한류 배우 관련 투어도 케이팝 열풍에 맞춰 배우의 콘서트를 더한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관광은 다음 달 슈퍼주니어 콘서트 관람을 포함한 2박 3일 일정의 케이팝 여행 상품을 기획해 400여 명을 목표로 고객을 모으고 있다. 한진관광도 7월 가수 비의 일본 팬들을 대상으로 콘서트를 포함한 2박 3일 패키지 상품을 내놔 일주일 만에 1200명을 모았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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