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공무원 밴드, 난 네게 반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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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포에버… 신안 예스탑… 공직사회 밴드 동아리 열풍

전남 보성군 공무원 동아리 밴드인 B4가 8일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야외무대에서 첫 공연을 하고 있다. 보성군 제공
전남 보성군 공무원 동아리 밴드인 B4가 8일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야외무대에서 첫 공연을 하고 있다. 보성군 제공

8일 전남 보성군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야외무대. 김태영 씨(42) 등 5명이 기타, 드럼 등을 치며 ‘넌 내게 반했어’, ‘여행을 떠나요’ 등 가요 4곡을 열창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자 축제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이들 밴드는 보성 공무원들이 만든 보성 포에버(Boseong Forever·B4)라는 이름의 그룹이다.

올 5월 결성돼 보성군 한국차소리문화공원에서 매주 일요일 8시간씩 강도 높은 연습을 해오다 이날 첫 무대에 선 것. 보컬을 맡은 김 씨는 “밴드 5명 가운데 3명은 기타 등 악기를 이전에 배운 적이 없다”며 “실력을 키워 읍면 단위 행사나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 밴드 동아리가 늘고 있다. 이들은 자기계발이나 여가활동 차원에서 시작해 지역 축제 공연이나 사회복지시설 위문 공연을 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과 시간 이후 진행되는 밴드연습은 건조한 공직활동에 활력도 불어넣는다.

전남 신안군 공무원 8명으로 이뤄진 밴드 예스탑도 3, 4년 전부터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신안 튤립축제나 광주 충장로 축제 등에서 공연을 했다. 멤버들이 템포가 빠른 록음악을 주로 부르는 탓에 노인들이 많은 읍면 단위 행사에는 많이 가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예스탑 리더 격인 기혁 씨(38·세무회계과 7급)는 “밴드활동은 공직생활에 활력을 주고 이는 민원인들을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여유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청 공무원 밴드 웰 앙상블은 2006년부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 30여 명이 매주 한두 차례 다양한 장르 음악을 연습해 광주 충장로 축제 등에서 공연했다. 이 밖에 전남 순천시와 영암군에도 공무원 동아리 밴드가 결성돼 있는 등 딱딱한 분위기의 공직 사회에도 직장인 밴드 열풍이 불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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