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중소기업 살리기’ 서울시가 책임진다]<上>“아이디어가 돈이 될 때까지”… 市가 발벗고 돕는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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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관계자들이 12일 서울지식산업지원단을 찾아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상담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1일 서울지식산업지원단을 꾸려 기술 개발부터 특허 확보, 사업화 컨설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중소기업에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다. 최근 삼성과 애플이 벌이고 있는 법정 다툼은 이 같은 원천기술 확보가 미래 산업경쟁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는 우수한 기술을 갖고도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도와 이들이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본보는 서울시의 이 같은 지원 내용을 상하에 걸쳐 진단한다. 》 평범한 회사원으로 1999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권승철 씨(36). 그는 입사 이후 10년 동안 묵묵히 직장생활을 하던 도중 허리디스크 수술로 척추장애 6급 판정을 받고 회사를 그만뒀다. 대학원에 진학해 벤처경영공학을 전공하던 권 씨는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서울시가 2009년 처음으로 시작한 ‘청년창업1000프로젝트’에 지원해 사업을 시작했다. 첫째 아이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아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권 씨는 서울시의 도움으로 2년 만에 연매출 30억 원을 바라보는 우량 중소기업 대표로 거듭났다.
○ 서울시 중소기업 살리기 나서
권 씨는 전자 출판·교과서 사업에 대한 기술만 갖고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회사 운영에 대한 아무런 노하우가 없어 애를 먹었다. 그는 문제은행 시스템을 개발해 공부방, 학원, 개인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수험용 문제를 한 번에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이 사업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권 씨에게 투자하겠다던 회사들은 권 씨가 특허 등으로 기술 보호에 나서지 않는 점을 노려 오히려 모방하고 나섰다. 그는 다시 한 번 서울시에 도움을 요청했다. 시는 서울지식센터의 컨설팅을 통해 권 씨가 가진 기술 2건의 국내 특허를 출원하도록 도왔다. 지식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권 씨는 지금까지 6건의 특허 출원과 소프트웨어 등록, 상표 출원을 할 수 있게 됐다. 시는 권 씨처럼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 2009년부터 지금까지 2815건에 이르는 지식재산권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 통합 지원 위해 ‘서울지식산업단’ 출범
시는 1일 서울지식산업지원단을 꾸려 기술 개발부터 특허 확보, 사업화 컨설팅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중소기업이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지원단에서는 세계 유수 연구소 유치 사업을 벌여 중소기업으로의 국내 연구기관 기술 이전은 물론이고 글로벌 산학연 협력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시는 2006년부터 산학연 협력사업 1028개 분야에 3444억 원을 지원해 왔다.
이 밖에도 지원단은 비즈니스 서비스(BS) 지원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동안 마케팅 조사는 고액을 지불하는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중소기업이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지 가늠하기 쉽지 않았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우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사업에 맞는 고객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시는 지원단을 통해 △신산업 창출을 위한 산학연 협력사업 △지식재산권 확보 지원사업 △비즈니스서비스 지원사업을 펼쳐 지식산업 분야를 적극 키워 나갈 방침이다. 신면호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우수한 기술을 지닌 중소기업들이 세계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단을 통해 효과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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