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조끼-훈련용 미사일까지 빼내 팔았다… 군용물품 유통 5명 입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미사일 미군부대서 유출된 듯

‘야전잠바, 방탄조끼, 야간투시경, 훈련용 미사일, 공중요격용 유도미사일 발사기….’ 무기 박람회장에 전시된 군 장비가 아니다. 최근 경찰에 적발된 군용물품 불법 유통업자들이 시중에 판매한 군 장비들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5일 각종 군용물품을 불법 유통시킨 혐의(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위반)로 판매업자 윤모 씨(54)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 씨 등은 2000년부터 서울 이태원과 경기 동두천 등에서 무허가 군용물품 매장을 운영하며 주한미군 부대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중요격용 유도미사일 발사기(FIM-92), 미군 훈련용 미사일 등과 우리 군이 사용하는 야간투시경, 무전기 겸용 전화기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압수한 군용품 가운데 FIM-92는 주로 미 육군 보병이 어깨에 걸치고 헬리콥터 등을 공격하는 무기. 미군의 훈련용 미사일은 탄두가 없어 폭발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미군이 사용했던 미사일과 발사기이지만 현재는 사용할 수 없는 폐기 물품”이라며 “미군에 해당 물품의 일련번호를 넘겨 정확한 쓰임새와 유통경로를 밝힐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군용물품 판매업자인 김모 씨(35)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군용품 전문매장을 운영하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중국산 야전잠바 300여 벌을 개당 15만∼17만 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군복류는 자이툰부대원이 입었던 사막용 디지털 무늬 잠바 등과 똑같이 만든 가짜로 군 관계자들도 진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군복이 테러조직이나 북한군 손에 들어가면 피아 식별이 어려워 테러 공격 등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