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 빠진 軍 어디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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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자폭 중사 사망… 민간인에 공포탄 발사도

22일 오전 5시 반경 강원 철원군 동송읍 육군 모 부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이 부대 조모 중사(25)가 숨졌다. 군 당국은 이날 새벽 부대로 복귀한 조 중사가 탄약고에서 수류탄 1발을 빼내 투척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20여 분 전에는 부대 인근에서 조 중사가 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쏘나타 승용차가 파손된 채 도로 옆 배수로에 빠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사고 차량에는 조 중사와 같은 부대에 근무하는 조모 하사(23)가 조수석에 쓰러져 있었고 운전석은 비어 있었다. 조 하사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지만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조 중사가 사고를 낸 뒤 동료가 사망할지 모른다는 죄책감에 자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해안철책선 주변에서는 군인이 민간인에게 공포탄을 발사해 피해자들이 강력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인천 서부경찰서와 군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경 인천 서구 경서동 육군 모 부대 관할 철책선 주변에서 부도 난 건설업체 채권단 20여 명이 부대 안 공사현장에 유치권(留置權) 행사를 위해 진입을 시도하자 이 부대 A 하사가 허공에 공포탄 1발을 발사했다.

이 건설업체는 인천항만공사가 발주한 경인아라뱃길 접근항로 개설 공사를 진행하다 13일 부도처리 돼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사고 직후 군부대 측이 공포탄 발포에 대해 사과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

철원=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인천=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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