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강화도에 남아 있는 고려시대 유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고려문화재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시 산하 ‘고려강화역사문화재단’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몽골 항쟁기간인 39년 동안 고려 왕조의 수도였던 강화도의 고려 유적지가 제대로 보존 및 발굴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고려문화재연구소는 가야 신라 백제 고구려 등 삼국시대 문화유적지가 남아 있는 지역에 설립된 문화재청 산하 국립연구소와 같은 형태다. 정부는 1973년 신라시대 유적 관리를 위한 경주문화재연구소를 시작으로 1990∼2000년대 부여문화재연구소, 나주문화재연구소, 중원문화재연구소를 잇달아 개소했다.
인천시 조동암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남한 땅 가운데 강화도에 고려 유적이 제일 많이 남아 있지만 다른 고대 국가 유적지에 비해 보존 발굴 사업이 소홀한 편”이라며 “북한에서는 고려 연구가 활발하기 때문에 남북교류에 대비한 고려문화재연구소 설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는 문화재청과 연구소 설립 문제에 대한 협의를 본격화했다.
이와 별도로 300억 원 규모의 기금을 바탕으로 한 ‘고려강화역사문화재단’이 내년 6월 이전에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기금은 시비와 민간 성금을 모아 조성된다. 시는 인천발전연구원에 재단 설립 타당성 용역 조사를 의뢰했고, 9월경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 재단은 고려 문화 및 역사적 인물 조명을 위한 연구 사업과 강화도에 남아 있는 선사∼근대시대의 역사문화 보존사업을 벌여 나가게 된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강화 지역의 고려 유적지를 돌아보고 당대의 채취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보존 관리가 허술한 사실을 실감했다”며 “북한의 개성과 해주, 인천 강화도를 연결하는 고려 삼각 문화권이 성립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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