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교육당국의 학교시설 수요 예측이 빗나가 최근 10년 내 신설된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실이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반대로 3년여 전부터 입주가 시작된 광산구 수완택지지구 등에서는 학생수 급증에 따라 초중교 증설을 요구하는 등 수요 공급이 엇갈리고 있다.
18일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시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2000∼2005년 신설학교 23곳의 학급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21곳이 ‘완성 학급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 학급수란 학년을 모두 채울 때의 기준 학급수를 말하는 것으로, 학년당 5학급인 A초교는 30학급, 8학급인 B중학교는 24학급이 완성 학급수가 된다.
2003년 문을 연 첨단지구 첨단초교는 현재 완성 학급 42학급(학년당 7학급)에 훨씬 못 미치는 30학급이 운영되고 있다. 2001년 개교한 마지초교도 12개 학급이 비었으며 계수초교는 11학급이나 남아 있는 상태다. 전체적으로 학교 21곳, 678개 학급 가운데 현재 운영 학급수는 570개로 최소한 교실 108개가 비어 있다. 2005년 이후 개설한 학교 가운데 현재 교실이 남아있는 학교는 초등학교 5곳(30학급), 중학교 2곳(9학급), 고교 1곳(6학급) 등이다. 이 시기에 개설한 학교 중 신암초와 만호초 2곳은 학생수가 늘어 6학급씩을 증설했다.
이는 저출산 여파와 거주인구 이동 등에 따라 학생수와 그에 따른 교육시설 수요예측이 빗나간 데 따른 것. 또 상당수 학교가 인구 흐름이나 택지개발 등을 고려할 때 개설 후 10년 안에 완성 학급수를 채우기가 어려울 것으로 지적됐다. 결국 학교당 100억 원 안팎의 막대한 건축비와 책걸상 등 교육기자재가 모두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각 학교는 빈 교실은 방과후 수업용 또는 특별교실 등으로 활용한다고 하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는 “학교 신설을 위한 사전 계획단계부터 입지 여건, 인구 흐름 등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하는데 결국 실패해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과학적 기법을 활용한 학생 수요 예측조사를 거쳐 적정 학교 규모를 결정하고 있지만 워낙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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