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김두관 지사, 도민과 ‘각본없는 소통’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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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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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시군 2개월간 순방, 주민 3700여명과 대화 나눠
도시건설 등 130건 건의받아

지난달 28일 경남 산청군을 방문한 김두관 지사는 “논란이 많은 지리산 케이블카에 대한 반대 생각을 거두겠다”고 했다가 환경단체가 반발하자 얼마 뒤 발언 수위를 다시 조정했다. 경남도 제공
지난달 28일 경남 산청군을 방문한 김두관 지사는 “논란이 많은 지리산 케이블카에 대한 반대 생각을 거두겠다”고 했다가 환경단체가 반발하자 얼마 뒤 발언 수위를 다시 조정했다. 경남도 제공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올해 시군 순방을 시작하면서 관련 공무원에게 “도민의 마음을 읽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많은 도민과 (각본 없이) 직접 대화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5월 9일 시작한 18개 시군 순방은 지난달 말 끝났다. 균형발전과 도 권한의 시군 이양 등 성과도 많았지만 검토가 미흡한 상태에서 내놓은 즉석 답변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 “바꿔 바꿔”

관선 단체장 시절은 물론이고 민선 이후에도 주민과 단체장의 대화가 형식적인 데다 사전에 마련한 각본에 따르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김 지사의 순방은 지난해와 달리 이장 등 주민 대표 130명가량과 공무원 등 모두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 지사의 사회로 자유로운 대화가 오갔다. 순방에서 만난 주민은 모두 3700여 명. 이들이 내놓은 건의사항은 도시건설 분야 38건을 포함해 130여 건이다. 시군이 제안한 건의와 정책제안은 77건.

지역 현안에서 생활 불편까지 즉석 질문이 나오면 지사와 관련 공무원이 답하는 형식이었다. 시장 군수 18명 가운데 야권단일 후보로 당선된 김 지사와 노선 차이가 있는 한나라당 소속만 12명, 나머지는 무소속 5명과 민주당 소속 1명(김맹곤 김해시장)이다. 하지만 김 지사가 취임 초부터 시군에 예산(200억 원) 집행권을 넘겨 특색 있는 시책을 추진하도록 하는 ‘모자이크 사업’을 통해 균형발전을 강조해온 때문인지 거부감이 없었다고 도에서는 분석했다.

○ 제안과 건의 ‘봇물’

도지사 순방에서는 다양한 건의가 쏟아졌다. 내륙인 거창군은 ‘남해안 시대 프로젝트’가 연안권에 치중됐다며 덕유산과 지리산 가야산 등 3대 국립공원과 금원산 등 산림자원을 보유한 서부지역 발전을 위해 ‘산림자원 특화발전’ 방안을 건의했다. 산림자원으로 건강 및 휴양특구를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아이디어이다. 내륙지역 시군이 공동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제안에 김 지사도 동의했다.

사천시는 국내 최초로 바다를 지나가는 ‘삼천포 해상 거북선 케이블카’ 공사를 2013년 11월 착공하고 삼천포항 연안에 수상비행장을 설치해 10인승 수륙양용 비행기 2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의령군은 “의병정신을 국민대통합을 위한 새로운 정신운동으로 승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통합 창원시는 중앙광로에 녹지를 확보해 디지털문화거리, 중심공원거리 등 ‘녹색 명품거리’로 만들겠다며 도비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산청군 방문에서 김 지사는 “지리산 케이블카에 대한 (산청 함양) 지역의 열기를 고려해 반대 의견을 거둔다”고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가 반발하자 최근 “친환경적으로 건설될 수 있도록 경남도가 노력하겠다는 의미였다”며 한발 물러섰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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