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우리학교 NIE]승부조작 기사읽고 토론, 서울 마포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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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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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한 논쟁… 수업 집중도 - 참여도 쑥쑥

서울 마포초등학교 5학년 1반 학생들이 토론에 앞서 준비한 신문스크랩을 보면서 모둠별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서울 마포초등학교 5학년 1반 학생들이 토론에 앞서 준비한 신문스크랩을 보면서 모둠별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지금부터 K리그 승부조작 선수의 영구제명 결정에 대한 찬반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초등학교 5학년 1반의 NIE 수업. 학생들이 선택한 토론 주제는 최근 이슈가 된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이었다.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면서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글로 정리한 학생들은 저마다 손을 들고 찬성과 반대 의견을 밝혔다.

“영구제명을 하면 선수들을 다시 뽑아야 하고 그 과정이 오래 걸립니다.”

“처벌이 없다면 이런 비리는 계속 반복될 겁니다. 돈을 얻기 위해 양심을 판 행위는 처벌받아야 마땅합니다.”

“영구제명이란 축구를 아예 못 하게 하는 것인데 선수들이 자신의 꿈을 위해서 오래 노력해온 것을 생각하면 심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자가 “영구제명을 꼭 해야 할까요?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라고 묻자 대부분의 학생은 “거기까지는 준비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누군가 손을 들었다. “문제가 된 토토복권 사업을 없애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을 지켜보던 표미경 교사는 이 의견에 대해 “잘못의 원인을 무조건 없애자고 하기보다는, 그것을 없앨 경우 좋은 점과 그렇지 않은 점을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시간이 지나서도 토론은 활발하게 계속됐다. “영구제명이 아니더라도 몇 년 동안 축구를 못 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 “영구제명과 다를 바 없다. 그동안에 더 젊고 체력 좋은 선수들이 나와서 빈자리를 채울 것 아닌가”라는 반대 의견이 이어졌다.

표 교사는 “디지털 세대의 아이들에게 단순 반복 학습은 흥미를 떨어뜨리기 쉬운데, NIE 수업을 하면서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수업에 참여한 김량수 학생의 어머니는 “독서량이 많지 않았던 아들이 NIE 수업 뒤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고 됐고 교외 논술대회에서 상을 탔다”고 표 교사에게 편지를 보냈을 정도다. 수업을 마친 심채영 학생은 “주장을 발표하려면 기사를 찾아보면서 근거를 갖춰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논리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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