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난징의 변심 “금호타이어 공장 나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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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세제혜택” 유치해놓고 “오염산업 퇴출” 정책 바꿔…173개 기업 ‘생산정지’ 일방발표

금호타이어가 중국 난징(南京) 시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5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난징 시는 관내 173개 기업을 고오염, 고에너지소비, 고온실가스배출, 저효율, 저생산 등 ‘3고2저(3高2低)’에 따른 생산정지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으며 이 가운데 금호타이어가 포함됐다.

173개 기업은 이른 시일 안에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난징공장의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이들 회사 가운데는 다른 다국적 기업과 국유 기업 등 대기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측은 “난징 시에서는 2012년 말까지 공장 이전을 요구하는 반면 우리 회사에서는 단계적 이전 계획을 세우고 기한을 2014년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언론은 금호타이어 난징공장의 조업이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난징공장을 세우던 1990년대 중반 난징 시는 외국계 기업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 등을 제시했으나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난징공장이 속한 현재의 산업단지가 주거, 상업단지로 바뀜에 따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2년여 전부터 공장 이전 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난징 시는 3월 양웨이쩌(楊韋澤) 시 서기가 새로 부임하며 환경오염 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측은 난징 시가 173개 기업에 대해 공장을 이전하거나 생산을 중지하는 것과 관련해 어떤 보상을 해줄지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관련 정보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난징공장은 연간 타이어 생산량이 1500만 개로 금호타이어의 톈진(天津), 창춘(長春)공장 등 중국 내 3개 공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난징 시의 친환경 정책에 부응해 공장 이전 계획을 제출하고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인데, 3고2저 기업 리스트에 포함시켜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유감”이라고 전했다.

한편 난징 시는 173개 기업이 이전하거나 생산을 정지함으로써 줄어드는 일자리 및 경제성장률을 보완하기 위해 과학기술과 서비스 등의 업종을 유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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