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만원’짜리 중학교 수학여행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31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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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훈국제중이 고액의 해외 수학여행 실시 여부를 두고 학부모 의견조사를 벌여 '귀족 수학여행'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서울시교육청과 영훈국제중에 따르면 이 학교는 최근 '수학여행 계획 수립을 위한 사전조사'라는 가정통신문을 2학년 학부모들에게 보내 수학여행 희망지역을 조사했다.

가정통신문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선택지로 제시했으며,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4박 6일간의 수학여행비로는 1인당 240만원을 책정했다.

문제는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영훈국제중에 입학한 학생 상당수가 200만원이 넘는 수학여행비를 부담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훈국제중에 재학 중인 경제적 사회적배려대상자는 모두 59명이며 이 가운데 2학년생은 17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시내 초ㆍ중학교의 저소득층 학생 전원에게 수학여행비를 지원키로 했지만 액수는 중학교의 경우 작년도 학생 1인당 평균 수학여행비 수준인 16만5000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경제적 사회적배려대상자인 2학년 학생 17명은 자칫 돈이 없어 수학여행을 가지 못할 상황에 처하게 됐다.

곽상경 영훈국제중 교장은 이에 대해 "학부모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의견조사를 실시했을 뿐인데 논란으로 비화돼 난감하다. 사실과 달리 사회적배려대상자 학생을 천대하는 학교로 비춰질까 우려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정통신문 발송 전 사회적배려대상자 학생들의 수학여행비 문제를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특별한 지원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올해초 해외ㆍ고액 수학여행을 지양하라는 공문을 내렸는데도 이런 문제가 불거져 당황스럽다. 앞으로 국내 중심의 소규모ㆍ테마별 수학여행 정책이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소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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