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금천구 주민오케스트라 내일 구청 뒤 야외무대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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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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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000명이 악기 1개씩 들고…

9일 오후 2시 서울 금천구청에서는 마을 주민 1000여 명이 오케스트라 단원이 돼 합주하는 ‘금천구민 하모니 페스티벌’ 행사가 열린다. 2일 금천구청 강당에서 열린 리허설 모습. 금천구 제공
9일 오후 2시 서울 금천구청에서는 마을 주민 1000여 명이 오케스트라 단원이 돼 합주하는 ‘금천구민 하모니 페스티벌’ 행사가 열린다. 2일 금천구청 강당에서 열린 리허설 모습. 금천구 제공
“자자, 줄 맞춰 입장해주세요!”

“반주자님 어디 계세요?”

입장부터 순탄치 않았다. 2일 오전 서울 금천구 시흥동 금천구청 강당. 600명이 넘는 사람이 ‘쏟아지듯’ 들어왔다. 모습도 다르고 표정도 제각각이지만 이들에겐 공통점 하나가 있었다. 바이올린, 첼로 같은 현악기부터 트럼펫, 기타 등 저마다 ‘악기’를 들고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날은 9일 구청 뒤 야외무대(옛 도화부대부지)열리는 ‘금천구민 하모니 페스티벌’을 위한 리허설이 있던 날이었다. 금천구는 구민 화합을 위한 축제 행사로 마을 주민 1000여 명을 모아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참가자 중 가장 ‘늙은이’일 것”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김경종 씨(75). 젊은 시절 음악학원을 운영했던 그는 2005년 학원을 정리한 후 3년 전부터 아내와 친구 10여 명과 함께 악단 ‘별난 연주단’을 만들어 불우이웃, 홀몸노인 등을 대상으로 연주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3년 넘게 연주를 해왔어도 쟁쟁한 분이 많아 밤잠도 설쳐가며 연습한다”고 말했다. 나이 때문에 박자를 제대로 못 맞추고 연습한 것을 금방 잊어 속상하지만 그는 “이 나이에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데 기쁠 따름”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1, 2학년인 딸들과 함께 참여한 주부 박미순 씨(50)도 몇 년 만에 다시 첼로를 꺼냈다. 박 씨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남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딸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참여형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1000명 이상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는 이례적이다. 금천구 관계자는 “초등학생, 할아버지, 다문화가정 등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함께 무언가를 이루어가면서 성취감을 얻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14년 전 한국에 와 귀화한 중국인 박주환 씨(65)는 “국경, 인종을 뛰어넘는 데 ‘음악’만큼 좋은 수단도 없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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