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열대 ‘어독와편모류’ 제주해역 서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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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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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단세포 생물… 물고기→사람 섭취땐 구토-복통

아열대 지역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어독와편모류’(사진)가 국내 해역에서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독와편모류는 우뭇가사리 꼬시래기 등 홍조류에 붙어 살아가는 미세먼지 크기의 단세포 광합성 생물. 물고기가 어독와편모류를 장기간 섭취하면 체내에 ‘시구아테라’ 독소가 축적된다. 사람이 이 독이 든 어류를 섭취하면 구토와 복통, 수온감지 역전현상(찬물과 뜨거운 물을 반대로 느끼는 증상)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군산대 생태독성 해양원생생물은행 사업책임자인 이원호 교수팀은 5일 “아열대 지역에서만 서식하던 어독와편모류가 제주도 근해에서 서식하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현미경으로 확대한 어독와편모류의 배양 종주 사진을 공개했다.

일본에서도 아열대 지역인 오키나와 해역 남부에서만 보고되던 어독와편모류들이 최근에는 도쿄 인근 해역에 나타나면서 중독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 아직 피해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어 당장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어독와편모류가 국내에 나타난 것처럼 아열대성 어종들이 수온 상승 등 여러 원인으로 국내에 살게 될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남태평양 섬 지역에는 해조류를 먹는 열대성 초식어류 가운데 일부 물고기를 먹지 말도록 경고하는 안내를 흔히 볼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어독와편모류에 대한 해양생태계 감시와 식품 보건 등 분야별로 장기적이고 과학적인 연구와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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