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경찰 편하게 하는게 개혁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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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검사장 45명 워크숍… ‘수사권 독립’등 반대 재확인

전국의 고검장 및 검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6인소위원회가 내놓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및 판검사 비리 수사 전담 특별수사청 신설,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 등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전국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 45명은 2일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사개특위 6인소위가 내놓은 사법개혁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국회에 분명히 전달해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서 검찰의 의견이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을 편하게 하고 경찰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개혁이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경찰을 편하게 하는 것이 올바른 개혁이냐”라며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검사장들도 “중수부 폐지와 특수청 신설, 경찰 수사권 독립은 사법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법제도의 틀을 바꾸는 문제는 국민의 입장에서 수십 년 앞을 내다보고 국제 기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사법개혁은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패 수사에 더 매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중수부 폐지는 전문화 조직화된 범죄에 대응하는 특별수사조직을 만드는 선진국 제도에 역행한다” “특수청은 통일된 국가소추권 행사라는 형사소송법에 위배된다”는 등의 발언이 잇따랐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개혁안 발표 직후 검찰이 긴급고검장회의를 소집해 격앙된 성토와 비판을 쏟아냈던 것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또 워크숍이 끝난 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사개특위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1일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은 더 고칠 것이 없다”며 반대의견을 분명하게 밝힌 만큼 국회와 대립하는 듯한 모양새는 피하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소설가 김훈 씨 등 검찰정책자문위원 9명도 참석해 “열심히 홍보하고 이미지를 가꾸기보다 국민에게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한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용인=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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