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무상급식 확대 이후… ‘올 것이 왔다’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1000억원 他예산서 짜낸다

서울시교육청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 규모의 예산절감 계획을 추진 중임이 확인됐다. 초등학교 3개 학년을 대상으로 올해부터 실시한 무상급식 예산(1162억 원) 때문에 다른 예산을 줄여야 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현실화된 셈이다.

동아일보가 24일 입수한 서울시교육청의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절감 계획’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절감 목표액은 1000억4161만4000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3일 과별 예산담당자와 주무 장학사들을 소집해 부서별 절감목표액을 30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1월 예산절감 운영계획을 만들었으나 부서들이 거의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 현장을 위한 사업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교육복지 담당과는 올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급식비, 중고교생 학비, 유아학비, 정보화 지원 등 무상급식과는 다른 교육복지 예산을 70억 원 정도 줄여야 한다. 교육시설과는 이미 본예산에서 보건실과 영어전용교실, 과학실을 현대화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전액 삭감한 데 그치지 않고 학교 시설 및 개선 관련 예산 29억 원을 더 감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보다 예산이 줄어든 △원어민교사 배치사업(374억→359억 원) △교육과정 특성화 지원사업(99억→69억 원) △학교컴퓨터 보급(73억→10억 원) △영어교사 연수 지원(44억→24억 원) △교단선진화 기기 보급(27억→13억 원) △학력평가 관리(17억→11억 원) △교수학습지원개선(10억→1억 원) 등은 추진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무리한 복지로 다른 중요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됐다. 회의에서 어떤 과는 ‘사업의 절반을 줄이라는 거냐’고 반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갑 예산정보담당관은 “서울시가 12월 말 교부금 941억 원을 줄이겠다고 해서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과별로 얘기를 더 듣고 (절감액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은 앞으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무상급식으로 예산 부족이 지적될 때마다 추경예산에 반영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올해 추경예산이 새로 편성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본예산(6조6165억 원)을 지난해보다 3006억 원 늘려 편성했다. 수입이 크게 늘 곳이 없어 추경 편성할 3000억 원을 미리 본예산에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가 학교 신축 관련 예산 1000억 원을 교부하지 않기로 했고, 서울시 교부금도 941억 원 줄어 추경 편성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