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1년/유족이 하늘에 보내는 편지]故 김선호 병장에게 어머니 김미영 씨(53)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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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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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위문 다니며 위안 얻어

요즘 엄마한테 아들이 많이 생겼어. 천안함이 인양된 후 1년간 엄마는 전방에 있는 군인들을 찾아다니며 위문 활동을 했다. 혼자 전방 장병들에게 떡볶이나 만두를 만들어주고, 힘내라는 이야기도 해줬지. 이제 장병들도 나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안부를 물어. 모두 우리 선호 친구들이라고 생각하니 혼자서 60∼70명분 음식을 만드는 일도 힘든 줄 모르겠어. 우리 가족은 지난해 7월 충남 천안에서 부산으로 이사 왔다. 우리 선호가 어렸을 때 낚시하며 놀았던 다대포를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져. 넌 바다를 참 좋아했지. 엄마, 아빠, 그리고 누나는 두 달에 한 번씩 꼭 국립현충원을 찾아. 갈비 체리 우유 등 네가 좋아했던 음식은 모두 꼭 챙긴다. 그날 꽃집에서 가장 예쁜 꽃도 한 다발 준비하고. 요즘도 엄마는 아들이 생각나면 네 컴퓨터 방에 멍하니 앉아 있어. 이 의자에 네가 앉아 있어야 하는데 너는 어디 있니. 미처 꽃피기도 전에 사라진 우리 선호는, 여전히 대답이 없더구나.

(김 병장=20, 충남 천안, 부모, 1남 1녀 중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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