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 ‘미흡’ 판정 받은 교사 816명 분석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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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20년 이상이 절반… “학생과 소통 부족”

‘경력 20∼30년, 고교 재직, 학생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처음 전국적으로 시행한 교원능력개발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교원들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동아일보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선동 한나라당 의원의 도움으로 교원평가에서 ‘매우 미흡’ 또는 ‘미흡’ 판정이 나와 장기(6개월) 또는 단기(60시간 이상) 능력향상연수를 받고 있는 교원 816명의 프로파일을 처음으로 분석했다.

이들의 48.2%(393명)가 교직경력이 20년 이상 30년 미만인 중견교사들이었다. 30년 이상 교사도 22.2%(181명)를 차지했다. 학교별로는 고교교사가 60.3%(492명)였다.

동료교원 평가가 5점 만점에 2.5점 미만 또는 학생만족도가 2.0점 미만으로 나와 장기 연수자로 분류된 60명 중 36명(60%)이 학생과의 소통 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어 △동료교원과의 소통 미흡과 수업능력 부족(각 13.3%) △엄격한 학생지도와 생활지도 미흡(각 3.4%) 등이었다.

B고 김모 군(18)은 “나이 많은 선생님들은 수업도 대화도 예전 방식을 고집한다”며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대든다고 하시니 친해지기도 어렵다”고 해 일부 연륜 있는 교사들이 안고 있는 소통의 문제를 털어놓았다.

한편 학생과의 소통 부족이 지적된 교사는 동료교원에게서는 더 나쁜 평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이들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평균 3.46점인 데 비해 동료교원 점수는 2.08점이었다. 지난해 전체 일반교사의 평균점수가 동료교원평가 4.7점, 학생만족도 3.8점으로 교사들의 동료에 대한 온정적인 평가가 지적됐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일이다.

김이경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는 교원들이 동료들에게 점수를 후하게 주더라도 문제가 있는 교사는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김선동 의원은 “교원평가의 문제점으로 온정적 평가 등이 지적됐지만 나름대로 냉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 학기부터 문제점을 보완하고 대통령령을 개정해 시행하는 만큼 교원의 질 향상을 위한 제도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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