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출신 KAIST생들 강의 못따라가 수업료 납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4일 0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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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저조 수업료 납부대상 비율 특목고 출신의 2배

학교장 추천전형을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한 일반고교 출신 학생의 성적에 따른 수업료 납부대상자 비율이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2배를 넘어 학력차 해소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KAIST에 따르면 학교장 추천전형으로 입학한 일반고 출신 2010학번 학생 150명 가운데 지난해 가을 학기 3.0 미만의 평점을 받아 올해 봄 학기 수업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낸 학생은 37.3%인 56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특목고 출신 입학생 801명 중 이번 학기 수업료를 낸 학생은 15.0%인 120명이었다.

각자의 노력 여하가 성적을 가장 크게 좌우하겠지만 이처럼 수업료 납부대상자 비율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고교시절 내내 과학과 수학 등을집중적으로 교육받아 KAIST의 강의내용을 대부분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는 반면 일반고 출신 학생들은 그렇지 못해 강의를 따라가기가 벅차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고 출신 한 학생은 "수업료 납부는 겨우 면했지만 솔직히 과학고 등을 나온 친구들과 비슷한 성적을 내기가 힘들다"며 "주변의 축하를 받으면서 KAIST에 자랑스럽게 입학했는데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고 또 부모님에게 수업료 부담까지 주게 된다면 너무 우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장 추천전형을 처음 도입해 일반고 출신 2010학번 학생을 선발할 당시 전국91개 고교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KAIST 합격자를 배출했을 만큼 입학의 문호를 확대한 좋은 취지가 자칫 좋은 결실로 이어지지 못할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KAIST는 이번 학기부터 젊은 교수와 입학사정관, 2학년 이상 선배들이 신입생들의 학업을 돕고 애로사항을 상담해 주는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신입생들의 학교생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새내기지원실'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KAIST 학생들은 수업료를 면제받아 왔으나 서남표 총장 취임 이후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한다는 취지로 2007년 신입생부터 평점 3.0 미만, 2.0 초과의 경우 수업료 일부를 부과하고 2.0 이하인 학생에게는 수업료 전액을 내도록 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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