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유통총액, 1만원권 앞섰다는데… 시중에선 왜 보기 힘들까

  • 동아일보

“비자금-탈세수단” 추측 무성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만 원권의 총액이 1만 원권의 유통총액을 넘어섰다. 하지만 실제로는 5만 원권을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아 ‘그 많은 5만 원권은 다 어디로 갔냐’는 말도 나온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일 현재 5만 원권 유통 잔액은 20조1076억 원으로 1만 원권 유통잔액인 20조761억 원을 넘어섰다. 2009년 6월 5만 원권이 발행된 지 1년 9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5만 원권의 유통비중은 전체 화폐의 47.2%에 달한 반면 1만 원권은 47.1%를 차지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 총액은 42조6269억 원으로 이 가운데 5만 원권은 20조1076억 원(47.2%), 1만 원권은 20조761억 원(47.1%), 5000원권은 1조1107억 원(2.6%), 1000원권은 1조3191억 원(3.1%)이었다.

한은은 “경제규모가 확대되며 고액권에 대한 수요가 커진 데다 5만 원권이 자기앞수표보다 휴대하고 결제하기에 편리해 유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5만 원권은 지불할 때 일일이 서명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10만 원권 자기앞수표를 점차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정도는 통계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해 금융회사 이용고객 8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만 원권 발행 이후에도 평소 소지하는 현금 액수 자체는 큰 변동이 없다는 응답이 전체의 81%에 달했다.

이 때문에 5만 원권이 비자금이나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사과상자 한 개에 1만 원권을 넣으면 약 2억 원이 되지만 5만 원권을 담으면 약 8억 원이 된다. 더 많은 금액을 간편하게 전달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5만 원권이 비자금으로 쓰이는지 여부는 통계적으로 확인이 힘들다”며 “그런 의혹은 발행량이 많지 않았던 유통 초기에 떠돌던 얘기”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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