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부산-진해, 신항 이름 신경전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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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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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 기자
강정훈 기자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월 동북아 허브항을 지향하며 부산과 경남 진해 사이 바다에 문을 연 항만은 ‘부산항 신항’, 영문명은 ‘Busan Newport’다. 부산과 경남이 항만 이름을 놓고 ‘부산신항’ ‘진해신항’ ‘부산진해신항’을 주장하며 싸우자 정부는 이처럼 애매하게 정리했다. 법적인 다툼까지 벌였던 항만 배후 용지 관할권, 해상경계 등은 지난해 모두 마무리됐다. 경남도가 대법원 등에 제기한 이름 문제도 ‘부산항 신항’으로 일단락됐다.

그런데도 양쪽 자치단체가 쓰는 명칭은 가관이다. 부산시는 도로표지판이나 문서에 대놓고 ‘부산신항’이라고 쓴다. 부산진구 전포3동 동서고가로 입구와 사상구 감전동 도로변에도 ‘부산신항’이라는 안내판만 붙어 있다. 강서구 범방동 남해고속도로에 ‘부산항 신항’으로 적혀 있던 표지판은 일부를 테이프로 가려 ‘부산신항’이란 글자만 보인다.

경남 쪽도 덜하진 않다. 창원시 진해구 웅천동 천자로를 비롯해 웅동2동 등에도 ‘진해신항’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진해구청에서 국도 2호선을 따라 부산항 신항으로 가다 보면 줄곧 ‘진해신항’과 ‘Jinhae Newport’를 병기해 두었다. 그러다 강서구 녹산동으로 접어들면 간판들이 ‘부산신항’으로 바뀐다. ‘진해신항’과 ‘부산신항’이 따로인 것처럼 오해하기 십상이다. 경남도는 업무계획서 등에도 ‘진해신항’ 또는 ‘신항’이라고 적는다.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할 공공기관의 태도로는 옳지 않다. 항만법 시행령 별표에 부산항과 진해항은 있으나 부산신항과 진해신항은 없다. 항만 운영세칙에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항만 명칭에 항의하며 대규모 규탄대회까지 열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현 도지사가 당시 꼼수를 답습한다면 아이러니다. 입만 열면 ‘부산, 경남은 한 뿌리’라는 허남식 부산시장도 옹졸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이면서 동남권 광역경제권이니, 상생발전이니 외쳐대면 뭐하겠는가. ‘세계적인 부두’의 이름부터 바르게 쓰면서 이웃을 말하는 것이 순서가 아니겠는가.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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