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뚝··· 뚝··· 작년 수능때 자꾸 부러진 샤프심, 지름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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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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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시험이 어렵거나 쉬웠다는 뉴스가 주목을 받아야 정상인데, 엉뚱하게도 샤프가 먼저 언론에 오르내렸다. 시험장에서 나눠준 샤프의 심이 너무 쉽게 부러져서 시험을 망친 학생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샤프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 연필의 진보, 샤프


샤프는 깎아야 쓸 수 있는 연필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개발됐다. 가는 심이 들어 있는 몸통의 끝을 누르거나 돌리면 심이 조금씩 밀려나와 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샤프심의 굵기는 쓰임새에 따라 다양하다. 학교나 사무실에서는 가는 심을 사용하고, 그림을 그릴 때는 굵은 심을 쓴다.

한국공업규격(KS)에 따르면 우리나라 샤프심은 0.3, 0.5, 0.7, 0.9, 2.0mm 총 5가지다. 심 끝의 굵기가 0.6mm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연필깎이 규격과 비교할 때, 샤프심 역시 쓰기 편하도록 맞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KS에서 이름 붙인 지름은 실제 샤프심의 지름과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0.5mm 샤프심은 실제 지름이 0.55∼0.58mm인 샤프심을 뜻한다. 샤프심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까지 포함한 수치다. 수능에서 문제가 된 샤프는 끝의 지름이 샤프심보다 0.15mm 정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샤프심이 샤프 끝에서 흔들리면서 쉽게 부러졌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샤프심의 지름이 KS가 허용하는 오차범위를 벗어나 더 작았거나, 샤프 끝의 지름이 정상보다 컸을 가능성이 있다.

○ 부드러움과 수명, 볼펜 끝에 달렸다


볼펜은 연필이나 샤프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굵기도 천차만별이다. 물론 펜 끝에 있는 작은 구형 알이 펜을 움직일 때 따라 돌면서, 심 안에 있는 잉크를 종이에 묻게 만드는 원리는 모두 같다. 하지만 잉크의 성질에 따라 유성과 수성, 그리고 중성으로 나눠진다.

유성볼펜은 글씨를 쓸 때 뻑뻑한 느낌이 난다. 잉크가 끈적이는 정도를 나타내는 점도가 높아 펜 끝의 알이 구를 때 마찰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성볼펜은 알의 지름이 다른 볼펜보다 크다. 잉크의 점도가 높다 보니 잉크가 알 주변에 조금씩 묻어 있다가 한꺼번에 흘러 나와 ‘볼펜 똥’을 만들기도 한다. 수성볼펜은 점도가 낮은 잉크가 들어 있어 글씨가 부드럽게 써진다. 알이 구를 때 마찰이 적어서 알을 더 작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잉크가 흘러나오거나 손에 묻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겔볼펜으로도 불리는 중성볼펜은 유성볼펜과 수성볼펜의 단점을 한번에 해결했다. 수성잉크에 점도를 높이는 물질을 넣어서 잘 번지지 않는다. 글씨를 쓸 때는 알이 구르면서 잉크의 점도가 떨어져 수성잉크처럼 잘 써진다.

수성볼펜이나 중성볼펜은 알의 지름이 작은 만큼 튼튼해야 한다. 유성볼펜과 같은 거리의 선을 그릴 때, 알이 작아 구르는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유성볼펜에 들어가는 잉크의 점도를 낮춰 마찰력을 줄이거나, 빠르게 마르는 수성잉크를 담은 중성볼펜도 나왔다. ▶지난 기사와 자세한 설명은 easysuhak.com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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