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사람]무안군에 ‘오승우 미술관’ 여는 오승우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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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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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출신은 화순이지만… 예술엔 벽이 없다”

서양화가 오승우 화백(81·사진)이 24일 전남 무안군 삼향면 왕산리에 ‘무안군 오승우 미술관’을 개관한다. 오 화백은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인 오지호 화백(1905∼1982)의 장남으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변변한 전시 공간 하나 없던 무안군에 57억 원을 들인 번듯한 미술관이 들어서게 된 것은 오 화백의 아낌없는 작품 기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평생 그려온 작품 179점, 관련서적 500권, 화구 등 미술품 300점을 조건 없이 내줬다. 기증 작품 중에는 ‘십장생도’ 연작 60여 점과 ‘한국의 산’ 시리즈, ‘동양의 근원’ 연작 등 그의 대표작이 망라됐다. 이번 기증 작품 가격은 100억 원 이상 되리라는 것이 미술계의 추산이다.

무안군은 2003년부터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지만 건물을 채울 작품이 전혀 없어 오 화백에게 작품 기증 의사를 타진했다. 결국 8년여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미술관 건립 과정에 우여곡절도 있었다. 일부 주민과 군의회 의원들이 타지 출신 작가 이름의 미술관은 안 된다고 반대해 5년여 동안 미술관 건립에 차질을 빚었다. 오 화백은 전남 화순 출신이다.

2006년 9월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최근에야 뒤늦게 문을 열게 된 것도 명칭 문제 때문이었다. 오 화백은 “영토에는 국경이 있지만 예술에는 벽이 없다”며 “출생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술은 공기처럼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날아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전남 목포시에 100점을 기증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 35점을 내줬다. 무안군 오승우 미술관은 5월 24일까지 기증작을 선보이는 개관 전시회를 갖는다. 061-450-4337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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