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작년 직원 월급도 못줬던 부산 남구 구의원은 1인당 386만원짜리 외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난해 1월 직원 인건비를 주지 못해 한바탕 소동을 벌인 부산 남구에서 이번에는 구 살림살이를 감시해야 할 남구의회가 편법으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말썽을 빚고 있다. 이 기간은 연평도 포격사건과 구제역 파동,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까지 겹쳐 있던 때여서 이들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부산 남구청과 남구의회 등에 따르면 남구의회는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두 차례 7박 9일과 7박 8일 일정으로 나눠 미국과 호주 및 뉴질랜드로 각각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그러나 남구의회는 행정안전부가 규정한 1인당 연간 해외연수 편성 한도액인 180만 원을 훨씬 초과하는 1인당 평균 386만 원의 경비를 지출했다. 총경비는 5500여만 원.

남구의원은 의장을 포함해 모두 15명. 이들은 한꺼번에 해외연수를 가면 행안부 규정을 어길 수밖에 없는 만큼 편법을 썼다. 1차 6명, 2차 7명으로 나누되 1차는 2010년 예산으로, 2차는 2011년 예산으로 출발하기로 한 것. 이럴 경우 연수비용을 갑절로 늘릴 수 있었다. 사정상 2명은 빠졌다.

해외연수 대상 지역과 내용도 지역 사정과 동떨어졌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1차 연수는 미국 뉴욕과 워싱턴, 보스턴 방문이었다. 하지만 뉴욕시의회 방문, 쓰레기처리장을 둘러보는 것 이외에 남구 구정에 벤치마킹하거나 시스템 도입, 제도 개선 등을 위한 방문은 아무 데도 없었다.

부산경실련은 14일 남구청 앞에서 남구의회의 부적절한 편법 해외연수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연수제도 개선과 사과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남구의회 공명현 의장은 “해외공무연수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일을 추진했는데 시민들의 지적도 틀린 말은 아니다”라며 “죄송하고 앞으로 물의 없이 의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구청은 지난해 1월 직원 인건비를 주지 못해 시중은행에서 2년 거치 5년 만기 상환 조건으로 20억 원을 대출받는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