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구타 막아라”… 경찰청 내무반 리모델링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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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터치 룸… 취침방해 가혹행위 없게
싱글 침대… 기합 잦은 2층침대 없애

앞으로 전·의경 숙소에 설치된 침상(寢牀)형 공간이 개인 공간이 넓은 1층 침대로 바뀐다. 또 새벽 근무를 다녀온 전·의경 대원을 위한 ‘숙면실’이 전국 모든 부대에 설치된다.

경찰청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전·의경의 구타 및 가혹행위가 열악한 생활시설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13년까지 개선이 필요한 전·의경 숙소 43곳에서 침상이나 2층 침대를 철거하고 한 명만 사용하는 1층 침대를 넣기로 했다.

기존 침상이나 2층 침대의 경우 취침 공간이 서로 붙어 있어 선임대원이 성추행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경찰청이 지난달 전국 전·의경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참대원 4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구타 및 가혹행위 사례에도 취침 시 가혹행위가 대거 접수됐다. 양손에 깍지를 끼고 부동자세로 자게 하거나 베개에서 고개를 들게 하는 등의 가혹행위 사례가 전국 전·의경 부대에 퍼져 있었던 것. 경찰 관계자는 “혼자 사용하는 1층 침대를 설치해 대원들이 서로 떨어져서 취침하게 할 경우 생활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취침 시 가혹행위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한 1층 침대 설치를 위해 경찰은 숙소도 신축할 계획이다. 새벽에 근무하고 취침하는 전·의경을 위한 숙면실도 전국 모든 부대에 설치된다. 그동안 새벽에 근무했던 전·의경 대원은 일과가 시작된 막사에서 잘 수밖에 없었다. 숙면실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노터치 룸’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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